중국 톈진(天津)항에서 발생한 초대형 폭발 사고로 현장에서 유출된 화학물질이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전날 서울과 인천 지역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돼 긴장도 가중했지만 풍향과 풍속, 때마침 내린 소나기 등으로 우려는 해소됐다는 분석이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폭발사고 발생 당일부터 이튿날까지 중국 톈진 지역에는 남서풍ㆍ남풍이 초속 1~4m로 불었다. 김용진 기상청 통보관은 “풍속이 약한 데다가 설사 오염물질이 이동했더라도 한반도가 아닌 중국 북쪽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미”라며 “16일 내린 소나기는 중국에서 유입된 비구름이 아니라 대기불안정으로 한반도 상공에서 자체적으로 내린 비구름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중국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은 북서풍을 타고 하루 만에 한반도로 유입된다.
인터넷 상에서는 강수량이 많은 여름철에 이례적으로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자 중국 톈진항 물류창고 폭발사고와 연관 지어 오염물질이 한반도로 유입됐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폭발사고로 발생한 독극물 시안화나트륨이 섞인 비구름에서 내린 비일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돌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바람의 방향이 한반도 쪽으로 향하지 않았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환경부도 이날 오후 설명자료를 내고 "기상 상황, 지역적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사고 오염물질의 국내 유입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전날 내린 비는 초미세먼지도 없앴다. 환경부 대기환경정보‘에어코리아’에 따르면 17일 초미세먼지 시간당 평균 농도(오후 3시 기준)는 서울 21㎍/㎥, 인천 23㎍/㎥, 충남 18㎍/㎥ 등으로 전국이‘좋음’(30㎍/㎥ 이하) 수준을 보였다. 전날 초미세먼지 농도가‘매우 나쁨’(101㎍/㎥ 이상) 수준인 108㎍/㎥까지 올랐던 서울과 100㎍/㎥을 넘겼던 인천 지역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으나 이날 오후부터 내린 소나기가 이를 해소한 것이다. 서울에 오전 10시, 인천에 낮 12시에 발령된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각각 오후 8시, 오후 4시에 해제됐다.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당일 초미세먼지 평균농도가 65㎍/㎥ 이상, 시간당 평균농도가 120㎍/㎥을 넘긴 상태로 2시간 계속되면 내려진다. 서울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지난 3월 이후 5개월 만이자 올해 들어 4번째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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