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은 17일부터 28일까지 실시되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연습을 통해 북한의 생물학무기 공격에 대응한 군사적 방어체계를 숙달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전해졌다. 탄저균, 천연두 등을 이용한 북한의 도발가능성이 높아진데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 이후 국가 재난체계의 허점이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17일 “올해 UFG연습에서는 유독 북한의 생물학공격에 맞선 대응훈련이 강화됐다”며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생물학적 위기상황이 국가적 재난상황으로 치달을 경우 어떻게 대처할 지가 아직 확실하게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과거 UFG연습에서는 개념적으로 간단하게 넘어갔던 내용들을 꼼꼼하게 따지며 실제 생물학전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하는지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UFG연습 때도 북한의 생물학무기에 주목했다. 북한의 급변사태나 한미 연합군이 휴전선 이북지역을 점령할 경우 안정화 작전을 통해 북한 내 무기 생산거점을 효과적으로 장악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하지만 올해 연습에서는 북한이 남측지역을 공격하는 상황에 초점을 맞췄다. 그만큼 도발위협이 현실화된 셈이다.
군 당국은 북한이 총 13종의 생물학무기를 균체 형태로 보유하면서 유사시 10일 이내에 배양해 무기화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치사율이 높고 전염성이 강한 탄저균과 천연두를 특수전 부대나 항공기, 동물 등을 통해 우선적으로 남한지역에 침투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이외에도 북한은 최대 5,000톤의 화학작용제를 보유하고 있어 서울시의 4배 면적을 오염시킬 수 있는 125만발의 화학탄을 만들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지난 4일 북한의 지뢰도발 이후 비무장지대(DMZ)에서의 대응작전을 강화하는 내용은 이번 UFG연습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지뢰폭발은 DMZ에서의 국지도발이기 때문에 북한군의 남침에 따른 전면전 상황을 가정한 UFG연습과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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