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 단어 분량… 자전 소설 추정
1940년에 사망한 미국 소설가 스콧 피츠제럴드의 미완성 장편소설 원고 일부가 최근 발견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6일 전했다. 피츠제럴드는 생전에 단편 소설과 중편 소설을 총 160여편 썼지만, 장편소설은 ‘위대한 개츠비’와 ‘밤은 부드러워’ ‘최후의 대군’ 등 단 4편만 남겼다. 이 때문에 그의 또 다른 장편소설 원고 일부가 뒤늦게나마 발견된 것은 문학계에 큰 의미가 있다고 WP는 전했다.
미스터리 잡지 ‘스트랜드’의 편집자인 앤드루 굴리는 지난해 프린스턴대학 도서관의 한 상자에 보관돼 있던 ‘발레 학교-시카고’라는 제목의 소설 원고와 작품 전체의 개요 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미완성 소설의 원고는 총 2,500 단어 분량으로 소설의 시작 부분이라고 굴리는 설명했다.
굴리는 작품에 대해 “로맨틱한 내용”이라며 “한 발레리나가 시카고에서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다 자신의 어려움을 해결해줄 수 있는 부유한 이웃 남성에게 빠져드는 내용”이라며 “그녀는 이 남성과 행복한 삶을 살길 바라며 힘든 발레리나 생활을 이어가지만 어떤 예기치 못한 일로 그 남성에 대한 생각이 바뀐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피츠제럴드의 자전적 소설로 추정된다고 굴리는 전했다. 그의 부인인 젤다가 평생 발레에 대한 열정을 품었던 발레리나였기 때문이다.
피츠제럴드는 1925년에 ‘위대한 개츠비’를 발표하면서 부와 명성을 얻지만 이후 방탕한 생활과 연이은 작품 실패로 경제적 곤궁에 시달렸다. 그는 장편소설을 쓰고 싶었지만 잡지에 단편을 기고해 얻는 높은 원고료에 대한 유혹을 떨치지 못했다고 한다. 피츠제럴드는 알코올 중독에 시달리다 5번째 장편소설인 ‘마지막 거물’을 집필하던 중 1940년 12월21일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피츠제럴드는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했던 미국의 전후파 작가들인 어니스트 헤밍웨이, 거트루드 스타인, 에즈라 파운드 등과 함께 전후 세대의 좌절과 허무 등을 그린‘로스트제너레이션’으로 평가된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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