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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작가들에게 돈보다 명예의 창작 사이트로

입력
2015.08.1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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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격 서비스 지향 신생 플랫폼

"작가 창작 지원·아이디어 제시 등 잡지 시절처럼 편집자 역할 필요"

웹툰 사이트 코믹스퀘어의 전진석 편집장은 “지난 10년 간 포털 중심으로 웹툰이 성장했다면 이제는 작가 친화적인 웹툰 플랫폼이 나타날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민영 인턴기자(숙명여대 법학부 4년)
웹툰 사이트 코믹스퀘어의 전진석 편집장은 “지난 10년 간 포털 중심으로 웹툰이 성장했다면 이제는 작가 친화적인 웹툰 플랫폼이 나타날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민영 인턴기자(숙명여대 법학부 4년)

“코믹스퀘어를 통해 작품을 연재하는 작가들에게 큰 돈보다 명예를 주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여기가 아니면 이런 작품을 못 냈겠다고 생각할만한, 그런 사이트로 만들겠습니다.”

15일 서비스를 시작한 신생 웹툰 사이트 코믹스퀘어의 전진석(38) 편집장은 이렇게 포부를 밝혔다. 만화 스토리작가 출신으로 만화학과 교수를 거쳐 웹툰 사이트의 편집장을 맡게 된 그는 “작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작가에게 도움이 되는 만화 연재처로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내가 만화가 출신이고, 활동하는 만화가 중에 제자도 많은데 그들의 신뢰를 배신할 수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작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이트를 주장하는 배경에는 요즘 웹툰계에 작가들의 창작을 이끌어내는 편집자 역할이 전혀 없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전 편집장은 “(대형 포털 같은) 연재처들은 그저 모든 것을 작가들에게 맡겨놓고, 연재 여부만 결정합니다. 작가들이 한 번 좋은 작품으로 인기를 얻어도 차기작으로 이어지지 못해 만화를 그만두기도 하죠. 과거 잡지 시절에 작가를 지원하고 작품 아이디어를 제시해주었던 것처럼 웹툰 시절에도 편집자가 필요한 겁니다.”

웹툰 사이트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가운데 코믹스퀘어는 어떻게 살아남으려는 것일까? “‘기계전사 109’를 그린 김준범 작가가 잡지 ‘만화광장’ 같은 웹툰 사이트를 만들면 어떻겠냐고 제안했어요. 1980년대 중반 출판된 만화광장은 성인들이 볼 법한 무거운 주제를 만화로 다룬 성인용 잡지였죠. 이런 고품격 만화 잡지를 웹툰 사이트로 만들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코믹스퀘어라는 이름부터 만화광장을 계승하겠다는 의미로 지어졌다. 김준범 외에도 ‘힙합’의 김수용, ‘주희주리’의 양여진 등 중견 작가들이 대거 연재하기로 한 것만 봐도 차별성이 있다.

그는 작가로서 ‘천일야화’‘춘앵전’ 등의 스토리를 담당했고 이종범의 ‘닥터 프로스트’ 박용제의 ‘갓 오브 하이스쿨’ 등에 스토리 자문으로 참여하면서 만화 프로듀싱이 적성에 맞다는 것을 발견했다. 마침 영화배급사를 하던 김종현 플래니스 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인연이 닿았고, 그가 웹툰 사업 진출을 위해 설립한 회사 골드코의 투자로 코믹스퀘어가 출범했다.

전 편집장은 편집장의 역할을 강조하면서도 작가의 자유로운 발상은 훼손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돈벌이 때문에 야한 그림을 강요하거나 하지 않을 거예요. 자신이 그리고 싶은 만화를 코믹스퀘어를 통해서 더 품격 높은 작품으로 그려낼 수 있다면 좋겠어요.”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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