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64)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17일 오후 국제축구연맹(FIFA) 차기 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어서 세계 축구계의 '대통령' 자리를 놓고 후보 간 각축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세계 축구계는 이번 FIFA 회장 선거가 정 명예회장과 함께 지난 7월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미셸 플라티니(60)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의 양강 구도로 형성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정 명예회장 역시 "플라티니와 내가 유력 후보라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플라티니 회장은 유럽은 물론, 아시아, 남미,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 등 폭넓은 지지를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칼리파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은 "FIFA를 안정적이고 매끄럽게 정상화할 수 있는 후보"라며 이미 플라티니 지지 의사를 밝혔다.
남미축구연맹의 후안 앙헬 나푸트 회장도 "플라티니는 축구 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고, 스코틀랜드 축구협회 역시 플라티니 지지를 선언했다.
정 명예회장은 플라티니 회장과 달리 아직 뚜렷한 지지 세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17년간의 FIFA 활동을 토대로 광범위한 '숨은 인맥'을 자랑한다.
출마 여부를 저울질했던 그가 세계 축구계 인사들과 만나 의견을 나눈 후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히는 만큼 어느 정도 지지세력을 확인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 명예회장이 공개적으로 출사표를 던지면 지지 세력이 수면 위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특히, 이번 회장 선거를 앞두고 부패로 얼룩진 FIFA에 대한 개혁의 목소리가 커진 만큼 정 명예회장은 '반(反) 블라터 정서'의 선두 주자로 각인되고 있다.
정 명예회장 역시 1994년부터 2011년까지 FIFA 부회장을 맡아온 17년 동안 '반(反) 블라터' 진영에서 활동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플라티니 UEFA 회장 역시 한때 부패의 상징이 된 제프 블라터 회장의 선거 운동을 도와준 전력이 있는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정 명예회장과 플라티니 회장 외에도 지난 5월 블라터 회장에 맞섰던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의 출마도 예상된다.
브라질축구협회가 '하얀 펠레' 지쿠(62)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고, 무사 빌리티 라이베리아 축구협회장과 아르헨티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55) 등도 출마가 예상되지만,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다만, 지금까지 거론되지 않았던 제3의 후보가 나설 가능성도 있고, 출마 후보 간 이해득실에 따라 합종연횡도 예상되기 때문에 앞으로 선거 구도가 어떤 식으로든 변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FIFA 차기 회장 후보자들은 투표일 4개월 전인 10월26일까지 출마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회장 선거는 내년 2월26일 스위스 취리히의 FIFA 본부에서 회원국의 투표로 치러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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