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 대천해수욕장서 모터쇼
컨테이너 박스에 역대 모델 전시
태양이 작렬하는 해변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놀이가 전부는 아니다. 올 여름 국산ㆍ수입차들은 해변으로 달려가 피서객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뜨거운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13일 저녁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의 중심인 머드광장에 설치된 컨테이너 박스에 화려한 조명이 켜졌다. 현대자동차가 국내 최장수 모델인 쏘나타 출시 3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쏘나타 모터쇼’ 다.
2층에서는 1985년 처음 세상에 나온 1세대부터 6세대 쏘나타들이 전시돼 관람객들을 맞았고, 1층에는 7세대 LF쏘나타가 엔진 종류별로 7대 전시됐다. 아직도 운행되는 1세대 쏘나타는 차주에게 특별히 빌려와 전시했다.
현대차는 시대ㆍ문화적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음악 평론가 임진모씨가 엄선한 곡들을 세대별 쏘나타 바로 옆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꾸몄다. 7세대 쏘나타 옆에는 하일권과 나승훈 등 인기 웹툰 작가들이 쏘나타를 표현한 작품을 같이 배치했다.
행사장은 삼삼오오 몰려든 이들로 금세 북적거렸다. 이날 오후에만 2,000명 이상이 방문해 쏘나타를 경험했고, 현대차가 마련한 밴드 공연 등 각종 행사를 즐겼다. 가족과 대천해수욕장을 찾은 김모(60)씨는 “해변에서 쏘나타 박물관을 만난 것 같다”며 “1988년 출시된 2세대 쏘나타를 몰았는데 역대 쏘나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는 것을 보니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쏘나타 모터쇼는 현대차가 해변에서 처음 개최한 순회 미니 모터쇼다. 대천해수욕장을 시작으로 이달 20~24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도 열린다. 이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대구 이월드로 이동한다. 구성모 현대차 대리는 “30년에 걸친 쏘나타의 도전과 혁신을 재미있고 역동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컨테이너를 이용한 쏘나타 모터쇼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5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 ‘메르세데스 미 부산’ 행사를 마련했다. 지난해 서울에 이어 두 번째 준비한 팝업 스토어로 이달 말까지 운영된다.
개방형 테라스 카페 형태의 메르세데스 미 부산은 누구나 자유롭게 벤츠 브랜드를 체험하고 즐기는 공간이다. 신청을 하면 시승도 가능하다. 매주 금요일에 유명 DJ들이 진행하는 ‘디제인 나이트’, 토요일에는 패션 에디터 가수 영화감독 등이 참여하는 토크 콘서트도 열린다. 메르세데스-벤츠 관계자는 “피서객보다 부산 젊은이들에게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광안리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지엠코리아도 지난달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공영주차장 건너편에 설치한 ‘캐딜락 팝업 스토어’를 이달 말까지 운영한다. 컨테이너로 구성된 팝업 스토어에서 주력 세단인 캐딜락 ATS 등을 선보인다. 이달 말 해운대로 내려오는 쏘나타 모터쇼와는 같은 공간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자동차 업체들이 해변에서 각종 행사를 벌이는 이유는 젊은이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상반기를 강타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대규모 행사가 줄줄이 연기된 탓에 여름 해변을 찾는 업체가 많아졌다. 자동차 업계는 미래 고객 확보를 위해 앞다퉈 해변으로 뛰어들었다. 덕분에 해수욕장을 찾는 이들에게는 그만큼 보고 즐길 수 있는 것이 늘어난 셈이다.
글ㆍ사진=김창훈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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