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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휘감은 태극기 물결… 1만명 통일 열정도 함께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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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휘감은 태극기 물결… 1만명 통일 열정도 함께 흘렀다

입력
2015.08.1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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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은 노부부서 유모차 행렬까지, 서울 남산 백범광장 가득 메워

문재인 대표·박원순 시장도 참석… 남산둘레길 7.5㎞ 거북이마라톤

출발에 앞서 시민들이 박원순(오른쪽 8번째) 서울시장, 문재인(오른쪽 7번째) 새정치연합 대표, 이종승(오른쪽 6번째) 한국일보 사장, 최완근(오른쪽 3번째) 국가보훈처 차장, 2015년 미스코리아 당선자 등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 3창을 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출발에 앞서 시민들이 박원순(오른쪽 8번째) 서울시장, 문재인(오른쪽 7번째) 새정치연합 대표, 이종승(오른쪽 6번째) 한국일보 사장, 최완근(오른쪽 3번째) 국가보훈처 차장, 2015년 미스코리아 당선자 등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 3창을 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대한독립 만세! 만세! 만세!”

서울 남산 백범광장을 가득 메운 1만여 명의 시민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외친 만세 3창이 광복 70주년을 맞는 8월 15일 서울의 아침을 깨웠다. 시민들이 태극기를 들고 남산 둘레길 7.5㎞ 구간을 두르는 거대한 태극기 물결도 펼쳐졌다. 한국일보가 광복 70주년을 기념하고 나라사랑의 정신을 일깨우기 위해 행정자치부, 국가보훈처, 서울특별시와 함께 남산 순환로 일대에서 태극기를 들고 행진하는 ‘태극기 휘날리며 남산 껴안기’ 행사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시민들은 서울의 중심이자 상징인 남산을 걸으며 70년 전 광복의 감격을 되새겼다.

행사에 참가한 한 가족이 대형 태극기 패널에 스티커를 부착하면서 태극기 완성을 돕고 있다.
행사에 참가한 한 가족이 대형 태극기 패널에 스티커를 부착하면서 태극기 완성을 돕고 있다.
15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열린 제451회 한국일보 거북이마라톤 겸 광복 70주년 기념 ‘태극기 휘날리며 남산 껴안기’ 행사에서 1만여 명의 시민들이 남산 둘레길을 걸으며 70년 전 광복의 감격을 되새기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15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열린 제451회 한국일보 거북이마라톤 겸 광복 70주년 기념 ‘태극기 휘날리며 남산 껴안기’ 행사에서 1만여 명의 시민들이 남산 둘레길을 걸으며 70년 전 광복의 감격을 되새기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어린아이부터 백발 노인까지

제451회 한국일보 거북이마라톤을 겸해 열린 ‘태극기 휘날리며 남산 껴안기’ 행사는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행사 1시간 전부터 참가자들이 삼삼오오 백범광장으로 몰려들었다. 부모의 손을 꼭 잡은 어린 아이부터 백발의 노부부, 유모차를 밀고 나온 젊은 부부, 시각장애인까지 다양했다. 어느새 참가자들은 1만여 명을 훌쩍 넘어 백범광장을 가득 메웠다. 참가자들에게 나눠준 태극기를 받아 흔들며 마냥 즐거워하던 최지혜(10)양은 “나라를 되찾기 위해 독립운동을 하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 아빠와 함께 나왔다”면서 “많이 걸어야 한다고 해서 걱정은 되지만 일본군을 상대로 싸우신 독립운동가들은 더 힘들었을 것이라 생각돼 끝까지 참고 남산을 다 돌겠다”고 참가 이유를 설명했다.

역사어린이합창단이 태극기를 들고 광복절 노래를 합창하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ankookilbo.com
역사어린이합창단이 태극기를 들고 광복절 노래를 합창하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ankookilbo.com

역사어린이합창단이 ‘태극기’ ‘독립군가’ ‘반달’을 합창하며 이날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국민의례는 남산 상공에 펄럭이는 초대형 태극기를 보며 색다르게 진행됐다. 광복 70주년을 맞는 이날만큼은 서울시내 어디에서든 태극기가 보일 수 있도록 서울의 상징인 남산 N타워에 가로 16m 세로 10.8m 크기의 초대형 태극기가 걸렸다. 애국가 제창 역시 뜻 깊은 날에 걸맞게 역사어린이합창단과 2015년 미스코리아 당선자들의 합창에 맞춰 참가자 모두 4절까지 완창했다.

광복 70년 통일 향한 의지와 열정도

한국일보 등과 함께 행사를 주최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곳은 백범광장으로 백범 김구 선생의 기상과 애국정신 때문에 바로 우리가 독립했다”면서 “올해는 분단 70주년이기도 한 만큼 통일을 향한 의지와 열정도 함께 가지고 행사를 즐기기 바란다”고 축사했다. 최완근 국가보훈처 차장은 “선배들의 피 어린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호국정신으로 하나돼 우리사회 갈등을 해소하고 70년 분단의 벽을 허물어 통일을 이뤄야 한다”면서 “이 자리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다짐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종승 한국일보 사장은 “애국가 2절 가사에도 나오는 남산 소나무는 광복 후 70년간 대한민국의 질곡을 그대로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남산 껴안기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손에 들고 있는 태극기로 그 소나무의 지난 상처를 감싸는 하루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의 취지에 공감해 참석하게 됐다는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분단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남과 북이 다시 하나가 될 때까지 우리에게 광복은 미완의 광복일 수밖에 없다”면서 “남북이 적대와 대결을 반복하는 분단의 굴레에서 벗어나 민족의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산 둘레길은 이날 참가자들과 태극기로 물결을 이뤘다.
남산 둘레길은 이날 참가자들과 태극기로 물결을 이뤘다.

서울시장 선창에 1만 시민 만세3창

박원순 서울시장의 선창에 맞춰 광복의 감격을 되새기며 만세 3창을 외친 1만 여명의 참가자들은 손 태극기를 흔들며 행진을 시작했다. 이번 행사는 2가지 코스로 진행됐다. 남산둘레길 코스(7.5㎞ 구간ㆍ약 90분 소요)는 백범광장을 출발해 북측순환로, 국립극장삼거리, 팔각정휴게소, 남측순환로, 남산도서관, 백범광장으로 돌아왔고, 느림보길 코스(6.0㎞ 구간ㆍ약 70분 소요)는 백범광장을 출발해 국립극장삼거리 반환점을 돌아 되돌아오는 경로였다. 북측순환로는 차량통행이 없고 실개천을 따라 숲이 우거져 걷기 좋은 길로 널리 알려져 있어 인근 직장인들과 시각장애인들도 많이 이용하는 곳이다.

1만여 명의 시민은 각자 체력에 맞는 속도로 태극기를 들고 2가지 코스로 남산을 둘러싸며 광복의 감격을 재현하는 장관을 연출했다. 행진 출발에 앞서 참가자들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뜻을 되새기기 위해 백범 김구 선생의 동상 앞에 마련된 대형 태극기 패널에 스티커를 부착해 태극기를 완성했다.

2015년 미스코리아 당선자들이 손도장을 찍고 있다.
2015년 미스코리아 당선자들이 손도장을 찍고 있다.

다양한 공연과 경품 이벤트도

남산 걷기 후에는 다양한 공연과 부대행사, 경품 이벤트가 마련돼 2시간여 동안 걷기에 지친 참가자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제공했다.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영웅 안중근’이 내년 개봉을 앞두고 이날 행사장에서 출정을 선포했다. 주경중 감독과 음악감독인 ‘작은 거인’ 김수철씨, 독립군 역할을 맡은 가수 조관우씨 등이 출연진들과 함께 참석했다. 이들은 시민들과 함께 대형 천에 손도장 찍기 퍼포먼스를 벌였다.

또 가수 겸 바이올리니스트인 신윤성 씨의 바이올린 공연, 창원대 무용학과 정유영 교수팀의 대북 공연, 걸그룹 ‘써니데이즈’, 남성 3인조 트로트 그룹 ‘맨삼이’, 뉴 스포츠 부대체험 이벤트 등 다양한 퍼포먼스와 공연도 펼쳐져 참가자들의 피로를 달랬다.

대형 LED TV와 갤럭시탭, 필립스 피부미용기 등 푸짐한 경품도 제공됐다.

아들과 함께 7.5㎞ 구간을 완주하고 모든 행사가 마무리될 무렵 돌아온 시각장애인 이정복(63)씨는 “광복 70주년이라는 기쁜 날을 기념하면서 건강도 챙기고 아들과 함께 많은 대화도 나눌 수 있는 아주 좋은 시간이었다”면서 “내년에도 이 행사가 또 열린다면 꼭 참석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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