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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왕 "깊은 반성" 첫 언급, 아베와는 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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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왕 "깊은 반성" 첫 언급, 아베와는 딴판

입력
2015.08.1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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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3년째 가해 언급 생략

아키히토(明仁) 일왕과 미치코(美智子) 왕비 부부가 15일 일본 도쿄도(東京都) 지요다구 일본부도칸(武道館)에서 열린 '전국전몰자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키히토(明仁) 일왕과 미치코(美智子) 왕비 부부가 15일 일본 도쿄도(東京都) 지요다구 일본부도칸(武道館)에서 열린 '전국전몰자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패전 70주년 추도식에서는 처음으로 “깊은 반성”을 언급했다. 반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역대총리가 패전일에 거론해온 아시아 국가에 대한 가해와 반성의 뜻을 3년째 생략해 일왕 발언과 극명하게 대비됐다.

아키히토 일왕은 15일 도쿄 일본부도칸(武道館)에서 열린 전국전몰자추도식에서 이른바‘오코토바’(말씀)로 불리는 발언을 통해 “과거를 돌아보고 앞선 대전에 대한 깊은 반성과 함께 전쟁의 참화가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전국민과 함께, 싸움터에서 죽고 전화에 쓰러진 사람들에 대해 마음으로부터 추도의 뜻을 표명하며 세계 평화와 우리나라가 한층 발전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일왕이 추도식에서 ‘깊은 반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또 “평화존속을 갈망하는 국민의 의식에 힘입어”“전후라는, 긴 기간에 걸친 국민의 소중한 행보”란 표현도 처음 등장했다. 이 때문에 전후 70년을 이어온 평화헌법의 중요성을 강조해 아베 정권의 개헌의지를 견제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 언론은 발언 문안을 일왕이 직접 썼으며 1989년 추도식 참석 이후 정형화된 내용이 바뀌었다는데 주목했다. 도쿄신문은 정치적 발언이 허용되지 않는 상징적 존재지만 최근 상황에 대한 일왕의 위기의식이 읽힌다고 해석했다. 신문은 “아베 담화는 방관자적 인상이지만, 일왕은 자신의 말로 반성을 언급했다”고 대비시켰다.

일본 언론은 아베 담화와 관련, 지지율 하락을 고려해 우익성향을 자제한 채 주변국과 국내여론 등을 두루 의식했다며 긍정 평가했다. 다만 아사히(朝日)신문은 “대체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담화인가”라며 “주어는 애매하고, 반성과 사죄는 간접 거론됐다, 이 담화는 낼 필요가 없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교도(共同)통신이 14, 1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담화를 ‘평가한다’는 답이 44.2%, ‘평가하지 않는다’는 37%였다.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 보다 5.5%포인트 상승(43.2%)했다.

한편 아베 내각 각료 3명과 ‘다함께 야스쿠니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66명은 15일 야스쿠니신사를 집단참배했다. 다만 참배의원 수는 2013년(100여명)과 작년(80여명) 8ㆍ15때에 비해 줄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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