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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적' 불가사리 잡아먹는 나팔고둥 첫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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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적' 불가사리 잡아먹는 나팔고둥 첫 포착

입력
2015.08.1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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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려해상국립공원 홍도 해역 수심 20m에서 길이 19㎝, 폭 8㎝ 크기의 나팔고둥이 붉은색 불가사리를 촉수로 공격해 잡아먹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한려해상국립공원 홍도 해역 수심 20m에서 길이 19㎝, 폭 8㎝ 크기의 나팔고둥이 붉은색 불가사리를 촉수로 공격해 잡아먹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상위 포식자인 불가사리를 잡아먹는 나팔고둥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수중 촬영을 통해 포착됐다. 불가사리는 보통 고둥과 조개류를 먹이로 하는데 나팔고둥만 포식관계를 거꾸로 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산하 해양연구센터가 올해 5월 한려해상국립공원 홍도 해역 수심 20m에서 길이 19㎝, 폭 8㎝ 크기의 나팔고둥이 붉은색 불가사리를 잡아먹는 장면을 촬영했다고 16일 밝혔다. 영상에서 나팔고둥은 도망가는 불가사리를 촉수로 공격해 껍데기 안으로 서서히 빨아들이고 있다(사진).

나팔고둥은 국내에 있는 소라, 달팽이 등 복족류(腹足類) 중에서 가장 크다. 성체가 되면 길이가 30㎝ 이상 되기도 한다. 이름 그대로 나팔고둥은 조선시대에 ‘나각’이라는 이름의 나팔로 사용됐다. 껍질 무늬가 아름다운 탓에 수집가들이 무분별하게 포획하면서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해 2012년에는 멸종위기종 Ⅰ급으로 지정됐다. 국내에는 제주 등 일부 지역에서만 관찰이 보고되고 있다. 신용석 국립공원연구원장은 “홍도 해역은 수중생태계의 보고”라며 “특별보호구역 지정 등 조치로 지속적인 연구 조사를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재진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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