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삼 살아나며 8승, 가능성 커져
삼성이 역대 1호 ‘선발 5명 전원 10승’이라는 기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지난해까지 33년간 한 팀에서 선발 투수 4명이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것은 4차례 있었지만 5명이 모두 선발승만으로 10승 이상을 따낸 적은 없었다. 투수왕국 삼성이기에 가능한 도전이다. 한 시즌에 같은 팀에서 5명 이상의 투수가 10승 이상을 기록한 것은 총 3번 있었다. 1992년 해태(현 KIA)는 이강철 김정수만이 선발 10승을 넘었고, 신동수 문희수 조계현은 선발로는 10승을 채우지 못했다. 1993년 해태는 무려 6명의 투수(조계현 송유석 김정수 선동열 이강철 이대진)가 두 자리 수 승리를 따냈다. 역대 최다 기록이다. 하지만 그 중 선발 10승 이상 투수는 조계현과 김정수, 두 명뿐이었다.
‘선발 10승 5명’에 가장 근접했던 팀은 1998년 현대이다. 그 해 현대 역시 5명의 투수가 10승 이상씩을 올렸다. 정민태 정명원 위재영 김수경 등 4명은 선발로만 10승을 넘었다. 그러나 최원호는 선발승이 9승에 머물렀고, 구원승이 하나 있었다.
역대 최강 마운드로 꼽히는 해태와 현대도 이루지 못한 대기록에 삼성이 도전장을 던졌다. 선발투수들이 기량과 건강을 꾸준히 유지할 뿐 아니라 코칭스태프 역시 굳은 믿음으로 투수들의 로테이션을 지켜준 덕분이다. 이 같은 조화는 삼성이 올해도 선두를 질주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올 시즌 삼성은 이미 두 명의 선발이 10승 달성했다. 15일까지 피가로와 윤성환이 나란히 12승씩을 올렸다. 다른 투수들의 발걸음도 가볍다. 클로이드가 9승을 따내 10승을 눈앞에 두고 있고 5선발 차우찬도 8승을 거뒀다. 여기에 선발진의 마지막 퍼즐로 남아 있던 장원삼까지 최근 구위가 살아나며 대기록 도전에 청신호가 켜졌다.
올 시즌 초반 거듭된 난조로 한 차례 2군까지 다녀온 장원삼은 지난 12일 잠실 LG전에서 6이닝 1실점 호투로 최근 3경기 연속 승리를 이어갔다. 시즌 8승째로 10승에 2승만을 남겨뒀다. 앞으로 남은 시즌 7,8번 정도 더 등판한다고 가정했을 때 최근 보여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충분히 달성 가능한 승수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돌아온 장원삼’에 대해 “구위가 많이 회복된 것 같다. 남은 경기도 기대가 된다”며 “제구력과 공 끝, 변화구가 다 좋아졌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장원삼도 자신감을 완전히 회복했다. 그는 “감을 찾은 만큼 나가는 경기마다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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