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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산업 흔들? 최태원호 SK하이닉스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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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산업 흔들? 최태원호 SK하이닉스 운명은

입력
2015.08.1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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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과 SK하이닉스 이천 공장. 연합뉴스

SK그룹의 주력 계열사이자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2위 업체인 SK하이닉스가 때 아닌 위기론에 휩싸였다. D램 가격 하락과 중국발 반도체 공세가 이어지는 등 다양한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특별사면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 D램 가격 하락·中 반도체 공세 등 악재 겹쳐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D램 가격 인하 등 반도체 시장에 위기 요인이 대두되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 트렌드포스 보고서를 살펴보면 올 2분기 D램 평균 거래가격은 10% 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PC용 4GB D램 가격은 1월 초 3.68달러에서 지난 3일 기준 2.28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D램 마진율은 37%로 계절적 비수기임을 감안하면 견고한 실적을 보였다고 평가됐다. 이익율이 성수기로 불렸던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한 규모였기 때문이다.

문제는 D램 시장의 향후 전망은 불투명하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올해까지 이어졌던 D램 시장의 상승세가 내년부터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된다고 전망했다.

때문에 D램이 매출의 80% 가량을 차지하는 SK하이닉스는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1위 업체인 삼성전자도 D램이 차지하는 매출 비율이 약 60%를 차지하고 있으나 SK하이닉스보다 타격이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중국의 반도체 산업 공세도 SK하이닉스에 위험요소로 꼽혔다. 중국은 자국 내 주력산업으로 반도체를 주시하고 있다. 기술 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등 산업 특성상 진입 장벽이 높자 중국 반도체 업체들은 인프라를 갖춘 대기업 인수로 눈을 돌렸다.

그중에서도 칭화유니그룹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칭화유니그룹은 현재 세계 메모리 반도체 3위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 인수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만약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중국정부의 지원과 물량 공세 등에 따라 칭화유니그룹이 단숨에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게 된다. 글로벌 반도체 상위그룹에 포진한 SK하이닉스가 밀려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새 D램 반도체 사업은 다양한 기업들의 각축전을 통해 승자와 패자가 갈렸다. 현재 세계 1, 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의 기업도 2007년부터 2012년까지의 경쟁 체제를 통해 일본·독일 업체들을 밀어낸 바 있다.

■ 최태원 회장 복귀, SK하이닉스 미래 달렸다

불안 요소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지만 SK하이닉스의 현재 상태만을 놓고 보면 '맑음'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5조1,095억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6분기 연속 1조원 클럽을 달성했다. 올 2분기에도 1조3,7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태원 회장이 광복 70주년을 맞아 8·15 특별사면 되면서 투자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회장은 14일 자정 의정부 교도소를 나온 뒤 서울 서린동 SK 본사에서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그룹 경영진과 만나는 등 경영 정상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주말인 15일과 16일에도 본사에 출근해 경영진과 경제활성화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표적인 투자 확대 대상으로 SK하이닉스가 거론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 회장이 직접 인수에 나서며 그룹 내 계열사로 편입할 만큼 애착이 깊은 곳이다. 그룹에서도 경기도 이천공장에 최 회장의 집무실을 따로 마련할 정도로 SK하이닉스에 거는 기대감이 남다르다.

SK그룹은 경제활성화를 위해 SK하이닉스에 공격적 투자를 감행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공장 증설에 5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등 올해 투자 규모도 당초 14조원에서 17조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2021년까지 반도체 생산라인(M14)에 집중 투자해 생산기반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신성장 동력 발굴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D램 의존도를 낮추고 차세대 메모리 개발 속도를 높이지 않는 한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반도체 시장에서는 D램과 달리 전원 유무와 관계없이 저장할 수 있는 낸드플래시가 핵심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분야에서는 삼성전자가 독보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어 SK하이닉스가 경쟁하기 버거운 상태다. 삼성전자와의 기술격차가 1년 가량 벌어져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SK하이닉스는 고용량 메모리 반도체 DDR4 제품 용량의 풀 라인업을 갖추고 서버 D램 시장에 선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메모리 반도체 미세 공정 전환의 한계가 뚜렷해 차세대 메모리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 밖에 SK하이닉스는 안전 문제도 선결 과제로 떠올랐다. 최 회장의 공백기였던 지난 4월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SK하이닉스 M14 신설 공장 10층에서 스크러버(배기장치) 내부를 점검하던 근로자 3명이 숨진 채 발견된 바 있다.

이후 고용노동부가 SK하이닉스 공장에 대해 특별관리감독을 실시했지만 4개월이 다 되어가는 현 시점에서도 상황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한강유역환경청이 지난 2일 SK하이닉스의 환경관리실태를 특별점검한 결과 총 210건의 환경법령 위반사례를 적발했다. 유형별로는 도급 미신고가 16건(9,6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확인명세서 미제출 193건(3억2,200만원), 실적보고 미이행(600만원) 등 4억원이 넘는 과태료가 부과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2위 기업으로 성장했으나 D램 의존도가 너무 높아 성장의 한계점을 보이고 있다"며 "경영 일선에 복귀한 최태원 회장이 안전 문제를 비롯해 대내외적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채성오기자 cs8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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