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 흑인청년 마이클 브라운에게 백인 경찰관 대런 윌슨이 무차별 총격을 가했던 ‘퍼거슨 사태’와 오버랩 되는 사건이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 주에서 벌어졌다. 다행히 14살의 흑인 소년은 목숨을 잃지 않았지만, 지역 사회는 경찰의 대응이 적절했느냐에 대한 논란으로 들끓고 있다.
14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흑인인 라다즈 헌즈(14)는 당일 밤 10시쯤 친구들과 함께 뉴저지 주 트렌턴의 한 아파트단지 인근 공터를 걷다가, 경찰의 불심검문을 받았다. 이 동네에서 총격사건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3명이 경찰차에서 내려 이들을 불러세웠다.
경찰 당국과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때 라다즈가 도망을 가기 시작했다. 2명의 경찰관이 라다즈를 추격하면서 총을 발사했다. 총알은 라다즈의 다리와 엉덩이에 맞았다. 그의 변호인은 7발이 발사됐다고 주장했다. 라다즈는 구급차에 실려가면서 경찰관들에게 “왜 나에게 총을 쐈느냐”고 소리쳤다고 일부 주민들은 전했다. 라다즈는 일주일만인 14일 퇴원했다.
뉴저지 주 수사당국은 당시 라다즈가 도망가면서 자신의 허리띠로 손을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또 총격 현장의 땅바닥에서 총알이 장전된 22구경 권총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주장은 다르다. 지난 13일 한 교회에서 열린 주민회의에 참석한 150여 명 가운데 일부는 ‘라다즈가 총을 갖고 있었고, 위협적인 방식으로 허리띠에 손을 가져갔다’는 경찰의 주장을 의심했다.
라다즈의 변호인은 소년이 당시 무장하고 있지 않았다면서, 경찰이 수습했다는 권총도 소년이 뛰어간 방향과는 다른 곳에 정차된 한 승용차 아래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수사당국이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 지역의 보니 왓슨 콜맨(민주) 연방 하원의원은 연방 차원의 조사를 요구했고, 시민단체들은 항의 시위에 나설 기세다. 이에 대해 폴 피시맨 뉴저지 주 연방검사는 15일 “주 차원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이를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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