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아쉽다" 野 "가해자의 책임 회피"
위안부 할머니들 끝내 눈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14일 담화에 대해 “일본 정부의 진정성 있는 행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이날 아베 총리의 담화 발표 직후 입장 자료를 통해 “오늘 아베 총리가 발표한 전후 70주년 기념 담화 내용은 현재 면밀히 검토 중이며 구체적인 평가는 조만간 밝히게 될 것”이라는 윤 장관의 언급을 전했다. 외교부는 또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이 윤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아베 총리가 언급한 바와 같이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이 앞으로도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고 전했다.
여야 정치권은 침략전쟁에 대한 직접 사죄를 회피한 아베 총리 담화를 일제히 비판했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아베 총리 담화는 과거사에 대해서 반성과 사죄 등의 언급을 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면서도 “일본의 침략사에 대한 반성과 사죄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보다 과거형으로 에둘러 표현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평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한 발 더 나아가 “진정 어린 반성과 사죄가 없다” 며 “매우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성수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침략과 식민지배를 불가피한 선택으로 포장하며 가해자로서의 책임은 사실상 회피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눈물까지 흘리며 아베 총리의 담화를 규탄했다. 이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쉼터인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에서 담화를 지켜 본 강일출 할머니는 “기어코 잘못했다는 말을 한 마디도 안 했다. 우리를 사람으로 보지 않고 동물로 보는 게 틀림없다”며 끝내 눈물을 떨궜다. 유희남 할머니는 “‘과거부터 계속 반성해 왔는데 더 이상 무슨 말을 하느냐’는 태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양순임 태평양전쟁 희생자 유족회장은 “아베 담화는 진정성 있는 무라야마ㆍ고노 담화와 달리 입 발린 소리에 불과하다”며 “식민지배의 책임을 지지 않고 (과거사와) 결별을 운운한 것은 궤변이나 다름없다”고 성토했다.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아베 총리가 과거형으로 사죄한 것은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ankookilbo.com
송은미기자 mys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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