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피웠다" 남편 때려 숨지게 한 60대 아내에 징역 7년

70대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고 생각해 5시간 동안 때려 숨지게 한 60대 여성에게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김용빈)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임모(65·여)씨에 대해 징역 10년을선고한 1심보다 낮은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2심은 원심과 달리 살인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때려서 다치게 할 생각이었지 살인할 의도는 없었다”는 임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살인죄 대신 상해치사죄를 적용했다.

임씨는 2014년 9월 남편 A(71)씨가 내연녀를 만나려는 것으로 보고 집에 있던 프라이팬과 빗자루 등을 이용해 A씨의 얼굴과 몸통 등 온몸을 5시간 동안 폭행했다. A씨는 결국 저혈량성 쇼크로 사망했다. 임씨는 2011년부터 남편이 몰래 내연녀와 여행을 가거나 생활비를 줬다고 의심해왔다.

재판부는 “임씨가 A씨를 때린 도구는 효자손과 플라스틱 빗자루 등으로 사람에게 치명상을 일으킬 정도의 물건들이 아니다”며 “A씨가 입은 상처 역시 사망에 이를 정도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김관진기자 spirit@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