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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담화, 한일관계 분수령…내용·표현수준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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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담화, 한일관계 분수령…내용·표현수준에 촉각

입력
2015.08.1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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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역사인식', 朴대통령 8·15 경축사 영향줄 듯

아베담화 이후, 연내 '한중일 정상회담' 관전포인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4일 오후 발표할 전후 70년 담화(아베담화)가 한일관계에서도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6일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린 히로시마 원폭 투하 70주년 추도식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추도사를 낭독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4일 오후 발표할 전후 70년 담화(아베담화)가 한일관계에서도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6일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린 히로시마 원폭 투하 70주년 추도식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추도사를 낭독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4일 오후 발표할 전후 70년 담화(아베담화)가 한일관계에서도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계기로 관계 개선 분위기를 띄운 한일이 아베 담화를 기점으로 미래를 향해 속도를 내느냐, 다시 과거사 문제로 갈지자를 걷느냐 하는 갈림길에 선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는 아베담화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지난 12일 "향후 양국관계 개선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 4월 아베 총리의 반둥회의 연설이나 미 의회 연설, 최근 아베 총리의 행태 등을 봤을 때 이번 담화에서도 과거 침략과 식민지배에 대한 획기적 사죄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는 시각은 별로 많지 않다.

전후 50년 담화인 무라야마(村山) 담화(1995년)의 4대 키워드(식민지배, 침략, 사죄, 반성) 가운데 반성은 들어갈 것으로 관측되지만 식민지배나 침략, 사죄 등이 담길지, 이들 표현이 들어가더라도 어떤 맥락에서 언급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다만, 아베 총리가 안보법제 강행처리 등으로 지지율이 하락하고,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사죄를 촉구하는 안팎의 거센 목소리에 미래지향적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리 정부는 "역대 내각 담화의 역사인식을 확실하게 계승한다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과거사 문제를 정리하고 한국 등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새롭게 출발시키고자 하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는 입장이다.

이는 우리 정부가 아베 총리에게 과거 내각보다 진전된 새로운 역사인식 표명을 요구하기보다는 무라야마 담화나 전후 60년 담화인 고이즈미(小泉) 담화(2005년),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담화 등 역내 내각의 역사인식을 분명하고 확실하게 계승하겠다고 밝히면 이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기존에 언급해온 것처럼 역내 내각의 역사인식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라는 표현으로 확실한 계승을 회피하거나, 식민지배·침략·사죄를 거론하면서도 제3자 화법 등으로 진정성을 담지 않으면 적지않은 논란과 파장이 예상된다.

이 경우 한일관계 개선에도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반대로 우리 정부가 흡족해할 만한 수준은 아니더라도 아베 총리가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비교적 분명하게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하반기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전망과 기대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가 성의를 보이면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광복 70주년 경축사에서 화답하며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일 간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라는 '난제'가 여전히 미해결상태로 있지만 아베담화를 계기로 관계개선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난제는 난제대로 계속 협의를 진행하면서 관계정상화를 가속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참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다음달 3일 중국의 '항일 승전 70주년' 기념행사도 한일 관계 측면에서 주목된다.

정부가 오는 10일16일 한미정상회담 일정을 일찌감치 공개하면서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염두에 둔 미국 배려차원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아베 총리 역시 여전히 전승절 기념행사 계기 중국 방문 가능성이 계속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이 항일승전 기념식에 맞춰 중국은 방문하되 한미동맹을 고려해 중국군의 대규모 열병식에는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도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방중 여부에 대해 "검토 중"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연내 한중일 정상회담 여부도 한일관계 측면에서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지난 3월 한중일 외교장관회담에서 한중일 정상회담을 조기에 개최하기로 합의했으나 그동안 중국 측의 유보적 입장 등으로 지연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베 담화와 중국의 전승절 기념행사 이후 연내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과 기대가 커지고 있다.

우리 정부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물밑작업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 없는 관계정상화'라는 평가를 받아온 박근혜 정부와 아베 내각이 연내 한중일 정상회담이 개최되면 이를 계기로 자연스럽게 한일 정상회담을 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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