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에릭 해커(32)와 에릭 테임즈(29)는 NC의 투타 기둥이다. 해커는 벌써 시즌 13승을 거둬 지난 시즌 찰리 쉬렉이 기록했던 12승을 넘어 팀 창단 선발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테임즈는 연일 한국프로야구의 새 역사를 쓰는 두말할 나위 없는 최고 타자다.
이들은 상대 팀 입장에서 껄끄러운 존재다. 평균자책점 2.83의 에릭을 상대로 3점 이상을 내기 쉽지 않고, 37홈런-장타율 0.827의 테임즈에게는 던질 코스가 마땅치 않다. 올 시즌 리그 최고의 투타로 꼽히는 둘은 어쩌면 한 팀에서 만난 걸 다행으로 여길 수 있다. 서로 큰 산 하나씩은 피해가는 셈이기 때문이다.
해커와 테임즈가 맞대결을 펼치는 건 자체 청백전이 진행되는 스프링캠프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캠프에서 역시 마찬가지로 둘은 한 차례도 상대하지 않았다. 해커에게 만약을 가정하고 모든 팀 배터리가 피해가고 싶은 테임즈를 상대한다면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해커는 "테임즈가 좋은 선수라 잘 모르겠다"며 고민하더니 "상대가 어렵다. 테임즈는 정확성과 파워는 물론 타석에서의 인내심이 뛰어난 선수라 조심스럽게 상대해야 할 것 같다"고 신중히 접근했다. 이어 "(같은 팀이라 서로를 제대로 상대한 적은 없지만)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으므로 평소의 나와 다르게 상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평소 해커의 투구 스타일을 비춰볼 때 직구 위주의 승부를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해커는 직구보다 커브, 슬라이더, 커터, 투심 등 변화구를 많이 던져 상대 타선을 압도한다. 서로를 잘 아는 만큼 테임즈가 변화구에 대처할 때 시속 140㎞ 후반대의 직구로 허를 찌르겠다는 심산이다.
둘의 맞대결 그림은 현실성이 떨어지지만 팬으로서는 상상 만으로도 흥미로울 수 있다.
사진=해커.
잠실=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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