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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춘 체포안' 우여곡절 끝 통과… 방탄국회 오명은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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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춘 체포안' 우여곡절 끝 통과… 방탄국회 오명은 피해

입력
2015.08.13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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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표 많아 찬성률 58% 불과

朴 신상발언서 눈물 보이기도

이석기 이후 1년11개월 만에

현역의원 체포동의안 가결

박기춘(맨 오른쪽) 의원이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을 위해 줄을 선 김무성 대표에게 다가가 울먹이면서 호소하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박기춘(맨 오른쪽) 의원이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을 위해 줄을 선 김무성 대표에게 다가가 울먹이면서 호소하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박기춘 무소속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13일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현역의원 체포동의안의 본회의 가결은 2013년 9월 4일 내란음모 혐의를 받은 옛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이후 약 1년 11개월만이다.

‘방탄국회’ 논란 속에 진행된 이날 표결에서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298명 중 236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137표, 반대 89표, 기권과 무효 각각 5표로 가결됐다. 새누리당 의원 123명,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106명, 정의당 의원 4명이 각각 출석했고, 박 의원을 포함한 무소속 3명도 표결에 참여했다.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수가 출석한 뒤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우여곡절 끝에 체포동의안이 통과된 만큼 방탄국회 오명은 벗게 됐지만, 이번에도 의원들의 ‘제 식구 감싸기’ 구태가 재연됐다는 비판까지 피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 스스로 혐의 사실을 상당 부분 인정했는데도 무더기 반대표가 나오면서 찬성률이 58.1%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날 본회의 직전 여야가 각각 80여명,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의원총회를 개최할 때만 해도 의결정족수 미달이나 부결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다수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바로 입장했고, 박 의원 스스로 “불체포특권 뒤에 숨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가결 분위기로 급선회했다.

박 의원은 신상발언에서 자신의 정치역정을 언급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남양주에 탯줄을 묻고 어린 시절 그 곳에서 뛰놀다 아무런 배경 없이 오직 땀과 눈물로 앞만 보고 달려와 3선 의원까지 됐다”며 “이제 30여년의 정치여정을 접는다. 더 이상 국회가 저로 인해 비난 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고 말했다. 일부 의원들은 박 의원의 신상발언을 들으며 흐느끼기도 했고, 자신의 체포동의안이 표결까지 간 바 있는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은 박 의원의 눈물을 닦아주기도 했다.

앞서 여야는 각각 의원총회를 열어 표결 방향을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새누리당은 당론을 정하는 대신 ‘국민들 눈높이에 맞춰 원칙적으로 처리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새정치연합은 본회의 참석과 표결을 의원들의 자율에 맡겼다.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데 대해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방탄국회, 제식구 감싸기라는 따가운 비판이 있는데, 우리 국회가 국민의 여론을 수용한 결과가 아닌가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온정과 원칙이 충돌하면 괴롭다. 하지만 이 일을 계기로 우리의 윤리 수준과 도덕 수준을 한층 더 높이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분양대행업체 김모 대표로부터 현금 2억7,000만원과 시가 3,000만원 상당의 ‘해리 윈스턴’ 시계 등 3억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정민승기자 msj@hankookilbo.com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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