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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막은 방통위

입력
2015.08.13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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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방문진·KBS 이사진에 '3연임'·편향적 인사들 선임

언론단체 "방통위 권력에 굴종"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세 차례나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연기하며 파행을 거듭하다 정치적 편향성이 지나쳐 부적격이라는 비판을 받아 온 인사들을 결국 이사로 추천·선임해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방통위는 13일 최성준 위원장 주재로 전체회의를 열고 KBS 이사로 11명을 추천하고, MBC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9명을 선임했다.

방통위가 발표한 공영방송 이사진 명단에는 그간 언론사회시민단체 등에서 “부적격하다”며 끊임없이 지적해 온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MBC 이사를 연임하고도 유례없이 KBS 이사로 또 발탁된 차기환 이사, 3연임으로 9년 동안 MBC 이사로 활동하게 된 김광동 이사가 대표적이다.

차 이사는 “(세월호 유족들)요구가 너무 지나치다” 등의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는가 하면 극우성향의 인터넷 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에 글을 옮겨 ‘자질논란’을 일으켰다. 김 이사는 한 언론을 통해 공영방송 이사에 지원하지 않았다고 말했으나 결국 3연임에 성공했다.

차기 방문진 이사장 내정설이 파다했던 고영주 감사는 이사로 선임됐고, 김원배 이사는 재선임됐다. 공안검사 출신인 고 신임 이사는 ‘부림 사건’ 담당 검사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해 방문진 이사회에서 “해경이 79명을 구조했는데 (MBC 뉴스는)왜 한 명도 구조하지 못했다는 식으로 보도하느냐”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김 이사는 목원대 총장 재임 당시 10억원대 교비 횡령, 목원대 자산 불법 매각 등의 의혹을 받았다.

이날 이인호 KBS 이사장도 이사로 재선임돼 이사장 연임이 확실시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이사장은 대표적인 뉴라이트 역사학자로 지난달 이승만 정부의 일본 망명설을 보도한 KBS ‘뉴스9’의 보도 경위를 파악한다며 임시이사회까지 소집해 “방송 개입”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언론사회시민단체로 꾸려진 공영언론이사추천위원회(공추위)와 야당 추천 방통위 상임위원 2명은 공영방송 초유의 ‘3연임’ 반대, 정파식 갈라먹기 반대 등을 외치며 공영방송 이사를 제대로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전국언론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최 위원장은 극우성향의 인사, 정권 편향적인 인사들의 이사 선임을 밀어붙였다”며 “독립 기구의 장이 스스로 방통위의 독립성을 어기고 정권 하수인을 자처했고, 권력에 굴종했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는 “권력에 굴종한 방통위는 스스로 해체하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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