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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 지난 하림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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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 지난 하림의 고민

입력
2015.08.1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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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복(末伏)을 넘긴 국내 닭고기 1위 업체 하림의 김홍국(59ㆍ사진) 회장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11세 때 외할머니가 사준 병아리 10마리로 ‘닭고기 제국’ 하림을 일군 김 회장은 최근 1조원대 팬오션을 인수하며 자산총액 5조원이 넘는 대기업 총수로 도약했다. 그러나 하림그룹의 모태는 여전히 김 회장이 큰 애착을 갖고 있는 육계(肉鷄) 가공업체 ㈜하림이다.

그런데 최근 닭고기 시장이 공급과잉에 시달리며 닭 한 마리(1.6kg 기준) 가격이 8년 만에 최저인 1,000원대로 추락하면서 김 회장의 시름이 깊어졌다. 복날에도 수요가 급감해 2분기 영업이익이 40.01%, 당기 순이익이 무려 64.54% 줄었다. 더 큰 문제는 3분기에도 시장 전망이 암울하기 짝이 없다는 점이다.

하림은 여기에 대한양계협회와 1년간 이어진 법적 소송 전에서 잇따라 패소해 최근 대법원 상고까지 벌이는 등 진퇴양난 입장이다. 소송 원인은 지나친 사업 확장에 따른 영세 농가들의 반발 때문이다.

하림은 지난해 초 자연실록이란 브랜드로 달걀 유통사업에 진출했다. 이에 대해 양계협회는‘양계산업에 대한 위협“이라며 하림이 납품 계약한 롯데마트 측에 판매 중단을 요청했다. 롯데 측은 여론을 의식해 계약을 철회했다.

그러자 하림은 양계협회를 걸어 업무방해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1,2심 모두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하림은 여기서 물러나면 협회의 압력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고 최근 대법원에 상고했다.

업계에선 달걀 납품을 놓고 소송전이 대법원으로까지 확전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결정은 김 회장이 직접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과 양계협회 갈등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하림이 미국산 닭고기를 수입하자 협회는 하림이 국내 닭 가격을 폭락시켰다고 반발해 국회 진상조사까지 열렸다. 하림은 당시 사태수습을 위해 계열사인 수입업체를 전격 폐쇄 조치했다. 하림 관계자는 “협회와 원만한 타협도 필요하지만 회사 방침은 단호하다”며“조만간 이뤄질 대법원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장학만 선임기자 trend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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