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농약사이다 사건을 수사중인 대구지검 상주지청은 사이다에 농약을 넣어 2명을 숨지게 하고 4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살인 및 살인미수)로 박모(82)씨를 구속기소했다. 화투놀이 중 갈등이 범행의 주원인이라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달 14일 집에 보관 중이던 맹독성 농약 메소밀을 드링크제 병에 담아 마을회관 냉장고에 있던 먹다 남은 사이다에 섞었다. 회관에 놀러 온 7명의 할머니 중 박씨를 제외한 6명이 마셨다. 이중 2명은 숨지고 3명은 퇴원했으며 1명은 중태다. 메소밀은 2012년부터 보관ㆍ판매가 금지됐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분노조절에 장애가 있는 박씨가 평소 감정이 좋지 않던 할머니를 살해하기 위한 계획적 범죄로 보고 있다. 사건 당일 박씨는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집을 나와 악감정이 있던 할머니 집에 들러 마을회관에 나가는지 확인했고 냉장고에 있던 여러 종류의 음료수 중에서도 할머니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사이다에 투입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박씨가 범행을 부인하고 있지만 국과수 분석결과와 거짓말탐지기조사 등 객관적 사실은 혐의가 명백함을 보여주고 있다”며 “주임검사가 직접 공판에 관여해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범행 동기, 농약 투입시기, 지문, 살충제 구입 시기 등 직접 증거가 전혀 없고, 평소 친하게 지낸 할머니들을 살해할 동기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법정다툼이 될 전망이다.
상주=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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