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소방본부는 새 헬기 구매를 추진하면서 국산기종인 수리온을 배제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입찰자격을 원천적으로 제한한 것이 아니라 수리온이 8개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13일 밝혔다.
강원소방본부는 이날 수리온을 개발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강원도가 요구하는 8개 항목에 대해 안전성을 증명하는 ‘적합성 인증서’ 등 관련서류를 제출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강원도와 소방본부가 밝힌 8개 미충족 항목은 헬기의 주 회전익 거리측정장치를 비롯해 ▦레이더 고도계(2기 이상) ▦공중충돌 방지장치(TCAS II) ▦구조용 호이스트 ▦전방시계 확보장치 ▦항공기 내부 마감재 ▦항속거리 750㎞ 이상ㆍ체공시간 4시간 이상ㆍ보조연료탱크 ▦고정식 들것과 장비거치용 선반 등 응급의료장비다. 강원소방본부 관계자는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제시된 기준을 통과하는 헬기를 구매하겠다는 것이지, 특정 기종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강원소방본부는 다음달 21일까지 입찰서를 받고 10월까지 전문가 분석 등을 거쳐 기종을 선정할 계획이다. 230억원 규모의 소방헬기 도입은 지난해 7월 세월호 침몰사고 수색활동 후 복귀 중 광주의 도심에서 추락한 헬기를 대체하는 사업이다.
국산 수리온(이륙중량 8.7톤ㆍ항속거리 753㎞)은 그 동안 이탈리아 아우스타 웨스트랜드사의 AW139(이륙중량 6.4톤ㆍ항속거리 1,061㎞), 프랑스 에어버스사의 ES175(이륙중량 7.5톤ㆍ항속거리 1,070㎞) 등과 후보기종에 올랐다. 이에 대해 KAI 측은 “안전 관련 인증은 개발 과정에서 받아야 하는데, 소방당국이 당장 인증서를 요구해 입찰참가가 무산됐다”는 입장으로 알려져 이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박은성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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