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5번기 제1국
백 박영훈 9단 흑 이동훈 3단
장면 11 앞에서 이미 살펴봤듯이 이동훈이 좌하귀에서 1로 단수 친 다음 박영훈이 2로 패를 따냈을 때 3으로 패감을 쓴 게 사실상의 패착이다. 반대로 박영훈이 재빨리 4, 5를 교환한 다음 6으로 단수쳐서 패를 해소한 게 상대의 실수를 제대로 응징한 승착이라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흑이 괜히 패를 걸었다가 패감을 잘못 쓰는 바람에 백에게 공짜로 6을 두게 만든 셈이다(14 … △).
게다가 하변에는 당장 백이 A로 돌려치는 수단이 남아서 15, 17로 보강이 불가피, 흑이 후수까지 잡았으니 손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15 … ▲). 이렇게 돼서는 승부의 저울추가 백쪽으로 성큼 기울었다. 실전보 34까지 진행된 시점에서는 이미 흑이 도저히 덤을 낼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윤현석 9단의 설명이다 (30 … 2, 31 … 1).
그래도 차이는 매우 미세해서 마지막까지 두 선수가 치열하게 끝내기 다툼을 벌었지만 참고도 1부터 14까지 좌하귀 패가 해결돼서 백의 한 집반 승리가 확실해지자 이동훈이 선선히 돌을 거뒀다(4 10 … △, 7 14 … 1, 11 … ▲). 264수 끝, 백 불계승. 제42기 명인전 결승 5번기에서 박영훈이 먼저 웃었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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