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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부족"에 "단순 오해"… 뿔난 대한항공 조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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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부족"에 "단순 오해"… 뿔난 대한항공 조종사

입력
2015.08.1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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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회항 이후 경영진 비판 글 게시

단체협약·급여 문제 등 제기했지만

경영진 "사실 아니다" 덮기에 급급

조종사 "인력 유출 계속될 것"

29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항공빌딩 간판이 가로수 사이에 갇혀있다. 뉴시스
29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항공빌딩 간판이 가로수 사이에 갇혀있다. 뉴시스

대한항공이 조종사들과 갈등을 빚으며 몸살을 앓고 있다. 조종사들은 땅콩 회항 사건 이후 소통을 하지 않는 경영진에 반발해 이를 규탄하는 글을 사내 게시판에 잇따라 올리고 있다. 조종사들이 분노한 이유는 회사의 문제점과 조양호 회장의 소통부족을 지적한 부기장 A씨의 글(한국일보닷컴 6일 보도)을 경영진이 단순 오해로 몰아 붙였기 때문이다.

앞서 부기장 A씨는 지난 4일 ‘조양호 회장님께’라는 글을 사내 전자 게시판인 소통광장에 올렸다. 조 회장이 땅콩회항 때 국민들의 질타를 온몸으로 감당한 직원들에게 사과 한 번 하지 않았고, 근무여건 악화로 직원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졌는데도 귀를 열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단체협약을 위반한 과중한 비행 계획, 느린 승급, 중국 항공사에도 역전 당한 급여 등으로 많은 운항 승무원들이 대한항공을 떠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 회장은 이례적으로 소통광장에 “합리적인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과감히 고쳐 나가겠다”는 댓글을 남겼다.

문제는 지난 6일 소통광장에 이 모 대한항공 본부장이 ‘07사번 부기장(A씨) 등재 내용 관련’이라는 글을 올리며 불거졌다. 이 본부장은 “단협 위반 주장은 ‘연속되는 24시간 내 비행시간 제한’으로 추정되나 사실이 아니다” 라며 “일부 중국 항공사에서 일시적으로 높은 수준의 급여를 제시하고 있으나 3년간 단기 계약직” 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중국 항공사의 내국인 운항 승무원 급여 수준은 대한항공의 60~80%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들고 일어났다. 노조는 홈페이지 게시판에 ‘인력관리본부장의 적반하장 답글에 대해’라는 성명을 올렸다. 노조는 올해 들어 50명이 넘는 조종사가 대한항공을 떠난 사태를 지적하는 글에 대해 경영진이 적당히 얼버무리고 책임을 직원들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종사들도 노조 홈페이지 게시판에 이 본부장의 글을 재반박하는 글들을 잇따라 올렸다. “중국 항공사의 중국인 기장, 부기장 평균 연봉은 대한항공 기장의 87.3%로 물가와 소득수준을 감안하면 두 배가 넘는다” “중국 항공사는 부기장 5년이면 기장으로 승급하는데 대한항공은 12, 13년차 부기장이 넘친다” 등이다. 조종사 노조 관계자는 “경영진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방치하면 대한항공의 조종사 유출이 가속화할 뿐 아니라 항공 안전까지 위협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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