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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파워’ 실감, 원자재 시장도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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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파워’ 실감, 원자재 시장도 쇼크

입력
2015.08.1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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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 인상 스케줄에도 영향

중국의 이번 위안화 평가절하 사태는 중국이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다시 한번 실감케 하는 계기이기도 하다. 중국 당국의 발표 이후 세계 주요국 증시와 외환ㆍ원자재 시장이 예외 없이 연쇄 쇼크에 빠지는가 하면, 글로벌 경제의 최대 관심사인 미국의 금리인상 일정까지 흔드는 등 그 여파가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어느덧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까지 발돋움한 차이나 파워의 현 주소이기도 하다.

12일 국내외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기준환율 전격 인상(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아시아와 유럽, 미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그간 아끼던 환율 카드를 꺼낼 만큼 중국 경제가 심각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시장을 뒤덮었다. 영국, 독일, 프랑스 증시는 11일 1~2%대 약세를 보였고 미국 뉴욕 다우지수도 1.21% 뒷걸음쳤다.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증시는 12일까지 이틀 연속 하락세로 마감됐다. 위안화 절하가 몰고 올 달러화 강세와 신흥국 통화의 연쇄 약세 우려가 높아지면서 아시아 신흥국 통화들도 잇따라 수년 사이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원자재의 블랙홀’로 불리던 중국발 수요가 줄어들 거란 전망에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도 된서리를 맞았다. 11일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배럴당 43.08달러)은 전날보다 4.2% 떨어지며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선 유가가 조만간 30달러대로 떨어질 거란 전망이 적지 않다. 구리와 알루미늄 가격도 6년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심지어 11일 유럽과 미국 증시에서는 페라가모(-5.5%), 루이뷔통(-5.11%), 코치(-1.3%)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업체의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위안화 절하로 중국인들의 구매력과 해외여행이 줄면서 중국인들의 ‘명품 사랑’이 위축될 거란 분석 때문이다. 중화권 휴대폰 매출이 높은 애플의 주가 역시 이날 2004년 이후 최대폭인 5.16%나 폭락했다. 12일 국내 증시에서도 여행, 화장품, 면세점주 등 대표적인 중국 소비주들이 줄줄이 급락했다. 중국이 이미 전세계 개별기업의 주가까지 좌지우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위안화 절하는 미국의 금리인상 스케줄까지 흔들 기세다. 통화 평가절하의 배경인 중국발 경기침체가 글로벌 경기를 악화시키면 경제회복을 전제로 한 미국의 금리인상 동력도 약해진다. 더구나 가격경쟁력을 높인 중국 제품이 쏟아질 경우 미국 기업들의 타격도 무시할 수 없다. 아직까지는 “연내 인상은 유효하다”는 게 지배적 반응이지만, 최소한 인상시점이나 속도엔 영향을 줄 거란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11일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9월 금리 인상을 예측하는 이코노미스트 비율은 직전 54%에서 46%까지 줄어들었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예상치 못한 전격 인하가 글로벌 경제의 충격을 더욱 키우고 있다”며 “환율 쇼크는 단기간에 그칠 수도 있지만 중국의 경기악화가 신흥국을 거쳐 선진국까지 여파를 끼칠 경우 글로벌 불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ankookilbo.com

김진주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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