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5인조 남성그룹 전설은 멤버마다 남다른 사연을 가슴에 품고 있다. 연예계 첫 경험인 캐스팅 비화도 매우 독특하다. 군대에 있다가, 마트에서 무엇을 먹다가, 중국에서 학교 시험을 보다가 등 좀처럼 듣기 힘든 이유로 발을 들였다.
큐브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출신만 네 명, 매니저와 의리로 독립 생활을 시작했지만 쉽지 않았다. 1년간 원룸 생활을 겪었다. 180cm가 넘는 큰 남자 다섯이 이층 침대 세 개를 놓고 살을 섞었다. 회사 카드가 정지 당해 밥 먹는 양을 줄인 적도 있었다.
지난해 7월 데뷔했지만 알아보는 사람은 아직 드물다. 신곡 '섀도우(Shadow)'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힘들 걸 알기에 소중함을 알고 있는 다섯 남자의 특별한 사연을 모았다.
■창선
대구에서 살았던 창선은 중3 때 마트 시식코너에서 캐스팅 됐다. 팀에서 가장 어리지만 '막내 같지 않은 비주얼'이 특징이다. 어머니가 어릴 적 꿈이 연예인이어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또 할머니가 대구에서 30년간 한식집을 해와서 어깨 너머로 배운 요리 실력이 상당한 편이다. 창선은 이번 활동을 두고 "무대에 대한 열망, 가슴 속에 응어리가 모두들 크게 하나씩 있다. 이번 '섀도우' 무대에서 한방에 쏟아내겠다"는 각오다.
■로이
중국에서 자란 중국인으로 4년 전 제안을 받고 한국으로 건너왔다. 연기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입시 시험장까지 찾아온 한국 기획사의 캐스팅 매니저에 의해 발탁됐다. 엑소의 중국인 멤버가 줄줄이 팀을 등지고 나가자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게 로이다. '너도 도망갈거니?'라는 질문을 자주 듣기 때문이다. 로이는 "사람마다 다르다. 성공해도 안가는 친구들도 있지 않나. 떠나갈 사람은 어떻게 잡아도 간다. 나는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리슨
이례적으로 군복무 중에 캐스팅 됐다. 상병이던 시절 갑작스레 면회가 왔다고 가봤더니 신인개발팀 관계자가 찾아왔다. 미니홈피에 올린 커버영상 덕분에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서울예대 입시전형 때 비욘세의 '리슨'에 맞춰 현대무용을 선보여 합격한 경험이 있다. 그 때부터 주위에서 본명 대신 리슨으로 통했다. 리슨은 "굳이 군대 안에 있는 나와 계약하겠다고 해서 처음에는 사기꾼인줄 알았다. 20대 중반이면 아이돌은 끝났다고 봤는데 온 몸을 던져서 준비했다"고 했다.
■제혁
네 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웠다. 초등학교 4년 때 뉴질랜드로 건너가 3년 뒤 영국에서 유학생활을 시작했다. 주말마다 한인타운에서 한국방송을 보며 춤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방학 때 잠시 한국에 들렸다가 큐브엔터테인먼트 오디션을 봤는데 단 번에 통과됐다. 작은 아버지가 SBS 아나운서, 국회의원을 지낸 유정현이다. 제혁은 "빅뱅도 3년 간 힘들었고 잘된 사람들 보면 안 힘들었던 과거 없었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리토
청와대 경호원을 꿈꾸다가 아이돌이 됐다. 이제는 최고의 래퍼가 꿈이다. 중3 때 JYP엔터테인먼트 오디션에 합격했지만 연습생으로 오래 있진 않았다. 작사 실력이 출중해 전설의 대부분 노랫말을 직접 썼다. 리토는 "팀 이름이 처음엔 웃겼는데 그만큼 책임감이 생긴다. 이름이 우리를 자랑스러워 하도록 되겠다. 훗날 전설같은 그룹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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