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에이즈(AIDS)로 불리는 소나무재선충병이 경기지역에서는 소나무보다 잣나무에 더욱 피해를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 특성에 따른 맞춤형 방제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리고 있다.
12일 경기연구원이 발표한 ‘소나무재선충병 치료법 안전한가’라는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도내 소나무재선충병의 89%가 잣나무에서 발생했다. 도내 소나무재선충병이 감염 3개월 후 고사하는 소나무에 비해 감염 후 2~3년이 지나 고사하는 잣나무에 집중돼 예방 관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도내 식생 잣나무 면적이 넓어 향후 소나무재선충병 확산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김한수 연구위원은 “시군의 예산ㆍ전문인력 부족문제 해결을 위해 광역차원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도내 소나무재선충병은 2006년 광주시에서 첫 발생 후 올해 포천시 등 15개 시군에서 피해가 보고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소나무재선충병 대응과정 논란도 거론했다. 그는 “소나무재선충병을 기후변화에 의한 자연재해로 인식하고 소나무 멸종 공포에서 벗어나 냉정히 판단해야 한다”며 “국내 모든 발생지역의 100% 방제가 불가능한 만큼 포기할 곳과 꼭 지켜낼 곳을 선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역 특성을 고려한 지역 맞춤형 방제전략과 재선충병 DB 구축ㆍ통합관리를 통한 방제사업의 효율성을 제고 등을 주문했다. 국내 소나무재선충병은 1988년 부산에서 최초 발생 후 2006년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2010년부터 다시 증가, 2014~2015년에는 2000~2001년 대비 58배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태무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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