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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틴 중독, 뇌 속 유전자 변화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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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틴 중독, 뇌 속 유전자 변화 탓

입력
2015.08.1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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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니코틴에 중독되는 이유가 뇌 속 작은 유전자(RNA) 조각의 작용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12일 신경과학연구단이 니코틴에 중독된 생쥐 뇌의 유전자를 분석해 특정 영역에 있는 ‘마이크로RNA’가 중독을 일으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RNA는 생명체 내에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짧은 길이의 유전자 물질이다. KIST는 니코틴 중독 현상의 원리를 찾아낸 만큼 앞으로 이를 치료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생쥐가 버튼을 누르면 정맥에 연결된 관을 통해 니코틴이 몸 속으로 들어오게 되는 행동실험 장비를 만들었다. 연구자가 직접 니코틴을 주사하는 게 아니라 생쥐가 자발적으로 투여한다는 점에서 이 장비는 사람의 흡연과 유사한 방식으로 생쥐에게 니코틴 중독을 일으킨다.

연구진은 장비를 통해 들어가는 니코틴의 농도를 다르게 조절한 다음 생쥐들의 니코틴 투여량을 비교했다. 그리고 담배를 피울 때 니코틴 때문에 나타나는 금단현상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뇌의 특정 영역(하베뉼라)을 생쥐에게서 분리해 마이크로RNA를 비롯한 여러 유전자의 변화를 니코틴을 투여하지 않은 생쥐(대조군)와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니코틴이 투여된 생쥐의 하베뉼라에서 기존에 흡연 중독 현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학계에 보고된 여러 유전자들이 눈에 띄게 변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같은 변화는 마이크로RNA의 조절 작용과 반비례 양상을 띈다는 사실도 찾아냈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RNA의 활동이 증가하면 중독 관련 유전자들의 발현이 억제되고, 마이크로RNA가 감소하면 중독 유전자 발현이 활발해지는 식이다. 연구에 참여한 임혜인 KIST 뇌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니코틴 중독이 마이크로RNA에 따른 중독 유전자 조절 현상으로 발생한다는 뜻”이라며 “니코틴 중독 치료나 금단현상 방지 등에 향후 마이크로RNA를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기가 작은 마이크로RNA는 약물전달 물질에 삽입해 몸 속으로 전달하기 쉽다고 알려져 있어 치료제 개발에 특히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11일자에 실렸다.

임소형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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