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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봄이] ‘더벙커’ 안방마님의 수다

입력
2015.08.1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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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벙커’ 그 분 맞죠?" "무한도전 그 여자 맞죠?"

요즘 길을 가다 보면 참 많은 분들께서 저를 알아봐 주십니다. 신기하고 감사한 일이죠.

최근에는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방송활동을 하시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요. 저 역시도 카레이서라는 직업의 영향으로 자동차 정보를 다룬 예능프로그램 ‘더벙커’를 진행하고 있답니다.

오늘은 ‘더벙커’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재작년 어느 추운 겨울날 크랭크인한 ‘더벙커’ 시즌3. 방송 시작일이 4월 중순이었기에 얇은 옷차림에 입김을 뿜으며 녹화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며칠 동안 아침 7시부터 새벽 3~4시까지의 강행군으로 첫 촬영 후 몸살감기를 앓아야 했습니다. 2회 촬영 땐 감기의 여파로 목이 쉬는 바람에, 촬영 내내 ‘남자 목소리’를 내버렸고 그 결과 제 분량이 대부분 편집 됐던 슬픈 기억도 있습니다.

XTM '더벙커'에서 공동MC인 이상민(왼쪽)과 차량을 살펴보는 장면. 방송 화면 캡처.
XTM '더벙커'에서 공동MC인 이상민(왼쪽)과 차량을 살펴보는 장면. 방송 화면 캡처.

방송에 대해 무지한 데다, 얼토당토 않은 멘트들을 자꾸 내뱉는 통에 2회 촬영 후 ‘MC 교체설’을 듣기도 했었더랬죠. 눈물이 났지만 금세 실망하고 포기하는‘루저’가 되긴 너무나 싫었습니다.

그래서 노력했고 공부했습니다.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고, 조금 더 재미있는 정보, 유익한 정보들이 뭐가 있을지 고민합니다. 매주 새로운 차들을 만나서 업그레이드 되는 과정을 지켜보고 스스로도 잘 몰랐던 차에 대한 많은 정보들도 배워가며 시즌 3, 4, 5까지 무사하게 마쳤습니다. 아직도 부족한 권봄이 임에도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셔서 이젠 ‘더벙커’의 안방마님 이라는 수식어까지 생겼습니다.

비하인드 스토리는 없었냐고요? 시즌4에서 스노우 타이어의 중요성을 실험하기 위해 촬영 갔던 때가 생각나네요. 작년 9월 경 딱 요즘 날씨와 비슷했던 날로 기억합니다. 목동 아이스링크로 촬영 장소가 정해졌다는 메시지에 저는 마냥 신기했습니다. 난생 처음 아이스링크장에 들어갔더니 ‘제2의 김연아’를 꿈꾸는 어린 친구들이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5분 정도 지났을까요? 너무나 추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밖은 아직 한 여름이라 얇은 옷을 입고 들어간 상태였기 때문이었죠. 갑자기 오한이 밀려왔습니다. 무릎담요를 목에 칭칭 감고, 급하게 내복을 공수해 와 촬영에 임했습니다. 입술까지 파래지면서 모든 스텝과 MC오빠들과 함께 엄청 노력했던 기억이 납니다.

일반타이어 부착 차량이 크게 미끄러지면서 벽과 충돌할 뻔했던 너무나 아찔한 순간도 있습니다. 그 순간 ‘더벙커’ 피디님이 사고 현장으로 뛰어가다 넘어져 큰 사고를 당할 뻔도 했고요. 피겨 꿈나무들의 연습 공간을 망칠 수도 있었던 그 촬영은 아직도 참 많이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시청자들에게 겨울철 안전운전의 중요성을 알려 드릴 수 있었기에 뿌듯한 추억으로 남아있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방송이 만들어지기까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고생합니다. 중고차 딜러가 차량을 고르면, 전문가 집단에게 차량을 가져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살피고 고치고 뜯고 교체하고 뚝딱뚝딱…. 어느 정도 조립이 되고 나면 테스트 주행을 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이 끝나야 한 회 소개 분량이 나옵니다. PD와 작가들은 잠도 못자고 회의, 회의, 또 회의를 하지요. 방송의‘완성품’을 위해 참 많이 고생합니다. 그런 걸 지켜보는 저 역시 방송 한 편, 한 편에 애착이 안갈 수가 없네요.

새로운 권봄이를 만들어 준 ‘더벙커’는 이제 시즌6에 들어갔습니다. 시즌을 거듭하다 보니 간혹 저를 방송인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신데요. TV에 나오니 방송인이라는 타이틀도 틀린 말이 아니겠지만, 그래도 카레이서 권봄이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항상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너무나 감사 드리며, 방송과 카레이싱 모두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여성 카레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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