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서 NSC 늑장대응 지적하며 정부 태세 강력 비판
'침묵 모드' 깨고 본격적인 자기 목소리 내기 시각도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12일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의 지뢰 도발 이후 벌어진 청와대와 안보 당국의 미숙한 대응을 강하게 질타했다.
유 의원은 이날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북한군이 지뢰도발을 해서 하사 두 명이 중상을 입었는데 다음날 통일장관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남북고위급회담을 제안한 것은 정신 나간 짓"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또 청와대 NSC(국가안보회의) 사람들은 도대체 뭘 하는 사람들이길래 사건 나흘 만에 회의를 여느냐"며 NSC의 늑장대응을 비판했다.
유 의원은 당초 이날 회의가 국정원 해킹 의혹에 대한 현안보고로 예정돼 있어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으나 지뢰 매설 사건에 대한 긴급 현안보고가 안건으로 같이 오르자 회의에서 정부측 대응을 강도높게 성토했다.
특히 청와대와의 갈등 때문에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유 의원이 한 달여 만에 침묵을 깨고 '파워 게임' 상대였던 청와대 참모진을 향해 일갈해 눈길을 끌었다.
더욱이 이번 사건과 관련, 여권에서는 북한의 도발은 규탄하면서도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는 대체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는 점에서 유 의원의 질의는 주목을 받았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유 의원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다시 내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왔다.
원내대표직에서 쫓겨나듯 물러났지만 오히려 지명도를 높이며 당권·대권 주자로까지 거론되는 위상으로까지 발돋움한 유 의원이 서서히 몸 풀기에 나섰다는 얘기다.
앞서 유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청와대의 외교·안보 전략 부재를 비판하며 참모진을 '얼라들'(어린 아이들을 지칭하는 사투리)이라고 호칭해 긴장 관계를 형성하기도 했다.
원조 친박(친 박근혜)으로 분류되던 유 의원은 지난달 8일 공무원연금법과 국회법 개정을 둘러싸고 박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끝에 사퇴하면서 최대의 정치적 시련기를 맞았다.
이후 상임위 회의 참석 외에는 주로 지역구를 지키며 두드러진 외부 활동을 보이지는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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