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자본시장에서 활동하는 많은 트레이더들과 분석가들은 주가의 향방을 알아내기 위해 다양한 학문적 지식을 활용하고 있다. 경제학은 펀더멘털 분석에 반드시 필요한 학문이다. 주가는 경제와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에 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물가, 금리, 환율, 산업동향 등을 분석하는 이코노미스트들을 고용하고 있다. 이들의 거시적 분석은 투자전략 수립을 위한 판단근거가 된다.
투자에 있어 경제학보다 더욱 중요한 학문은 수학이다. 수학은 모든 가치와 가격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예측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학문이다. 오늘날 HTS에 탑재된 수백 가지 기술적 지표들은 대부분 복잡한 수식을 통해 만들어지므로 수학자의 도움 없이는 거대한 자금을 운용할 수가 없다.
물리학은 물질의 성질과 법칙을 연구하는 학문이므로 투자와는 별 관계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20세기 초 월스트리트에서 활동했던 로저 밥슨(Roger Bobson, 1875~1967)은 뉴튼의 물리학 법칙을 주가분석에 활용하여 엄청난 돈을 벌었다.
밥슨은 1898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보스턴 투자회사에 취직했다. 그는 첫 직장에서 주식과 채권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지만 고객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회사의 경영방침과 충돌하여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 이후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사업을 시작했는데 뛰어난 사업수완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그는 자신의 고객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스스로 투자를 하면서 꾸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방법을 고민했는데, 뉴튼의 물리법칙에서 착안한 '작용 반작용 이론'으로 주가를 분석하여 5,000만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벌었다.
뉴튼의 제3운동법칙인 '작용 반작용 원리'는 모든 작용에 대해 크기는 같고 방향은 반대인 반작용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밥슨은 이것을 금융시장에서 적용해 주가의 상승과 하락을 작용과 반작용의 구도로 이해했다. 밥슨은 '노멀 라인'이라는 추세선을 긋고 이 추세선을 바탕으로 작용선(action line)과 반작용선(reaction line)을 평행하게 그었다. 주가는 신기하게도 작용선과 반작용선 안에서 등락하며, 작용선만큼 상승한 주가는 반작용선까지 떨어지는 대칭의 형태를 보여준다. 밥슨은 작용 반작용 이론으로 주가지수를 분석해 1929년 대폭락을 정확하게 예측했는데, 당시 대폭락을 예고했던 밥슨의 칼럼은 투자분석의 전설로 전해지고 있다.
공학도로서 뉴튼의 물리학 이론에 심취했던 밥슨은 나중에 중력연구소를 설립하여 물리학 연구를 후원하였고, 종합대학교를 설립하고 정당을 조직해 대통령 선거에도 출마했다. 다재다능하고 많은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었던 밥슨은 시대를 앞서간 천재로 지금도 많은 트레이더의 우상으로 남아있다.
주식부처는 십 수 년간 기술적 분석을 연구하고 있는 선물 트레이더다. 자본시장에서 1조를 버는 것이 그의 인생목표다. 2012년 자신의 투자철학을 담은 '주식부처의 투자설법'을 출간한 바 있다. stockbuddha@daum.net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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