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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마약왕 구스만, 마약 밀매에 잠수함까지 동원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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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마약왕 구스만, 마약 밀매에 잠수함까지 동원 드러나

입력
2015.08.1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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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이 마약 밀매에 잠수함까지 동원했다는 문건이 나왔다.

멕시코 유력 일간지 엘 우니베르살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 연방법원에 제출된 문건을 인용해 11일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달 11일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외곽의 알티플라노 교소도에서 땅굴을 이용해 탈옥한 것으로 알려진 구스만은 마약 밀매와 돈세탁, 조직범죄 등과 관련해 샌디에이고 연방법원을 포함한 미국 법원에 기소돼 있다.

특히 콜롬비아 등지에서 멕시코로,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마약을 밀반입해 거액의 부를 축적한 구스만은 마약을 운송하고자 국경지대에 땅굴을 파는 것은 물론이고 잠수함을 포함해 항공기, 요트, 기차까지 이용했다는 내용이 문건에 포함됐다.

문건 내용이 사실이라면 구스만은 하늘과 지상, 땅속과 바닷속의 모든 운송 수단을 마약 밀매에 이용한 셈이 된다. 구스만이 마약 밀매에 이용한 잠수함이 민간 잠수함인지 군용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군용이라면 군 고위 관계자와의 결탁이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추론도 나온다.

구스만이 건축가 등 전문 엔지니어를 고용해 미국과의 국경에 땅굴을 파 마약을 밀반입한 것은 이미 멕시코 마약 범죄 수사당국과 미국 마약단속국(DEA)도 파악하고 있는 사실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접경지대에 지난 수 년간 마약 밀매와 인신매매에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땅굴 100여개가 발견됐다. 이 땅굴은 대부분 구스만이 이끄는 마약 조직 ‘시날로아’가 굴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3일에도 캘리포니아 남부와 맞닿은 멕시코 북서부 바하 칼리포르니아 주 국경 도시 티후아나에서 미완성된 마약 운반용 땅굴이 발견됐다. 이들 땅굴 내부에는 레일과 조명, 환기구 등이 설치돼 있어 구스만이 교도소를 탈출하려고 팠다는 땅굴과 모양이나 굴착 방식이 흡사하다.

콜롬비아 마약조직의 거두인 아마도 카리요 푸엔테스라는 인물이 과거 보잉 747기로 무려 1,000t의 코카인을 멕시코로 한 번에 수송한 일화가 마약조직계에 전해지면서 푸엔테스는 ‘하늘의 제왕’이라 불린 데 비해 구스만은 ‘땅굴의 제왕’으로 정평이 났다.

미국의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하는 억만장자 대열에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 연속 오른 바 있는 구스만의 어마어마한 부는 다른 마약조직들이 흉내조차 내지 못할 마약 운송 능력에서 비롯된 것으로 짐작된다. 카를로스 슬림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와 세계 최고 갑부 1,2위 자리를 다투는 멕시코의 통신 재벌이다.

구스만은 1993년 과테말라에서 체포돼 멕시코로 압송된뒤 중부 과달라하라 시 인근 교도소에서 수감됐다가 2001년 1월 탈옥해 13년간 도피 행각을 벌이던 중 작년 2월 멕시코 서부 해변에서 멕시코 해병대에 검거됐으나 지난달 다시 탈옥했다.

한편, 멕시코 당국은 콜롬비아 마약범죄 수사국, DEA, 인터폴 등과 공조해 구스만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척 로젠버그 DEA 국장은 구스만이 고향이자 자신이 이끄는 마약조직의 근거지인 시날로아에 잠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최근 추정한 바 있다. 구스만이 작년 검거된 이후에도 시날로아 조직은 아들 이반과 구스만의 충복이자 조직의 2인자격인 이스마엘 삼바다 등이 이끌고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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