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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경영 밑그림 제시했지만… 성난 여론 달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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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경영 밑그림 제시했지만… 성난 여론 달랠 수 있을까

입력
2015.08.1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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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위기 정면 돌파 의지

차기 총수로 입지 강화 포석

신격호 총괄회장 반대에도

그룹 개혁안 실현될지 미지수

신동빈 롯데 회장이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 국민 사과를 한 뒤 머리를 숙이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신동빈 롯데 회장이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 국민 사과를 한 뒤 머리를 숙이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신동빈 롯데 회장이 11일 또다시 대 국민 사과와 함께 투명 경영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3일 귀국길에 김포공항에서 머리를 숙인데 이어 두 번째다. 이번 사과와 발표는 정치권을 포함해 시민단체와 소상공인들까지 나서 불매운동에 가세하는 반(反) 롯데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대내외 적으로 롯데 수장의 입지를 확실히 다지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이날 롯데그룹의 수장이 누구인지 분명히 보여주겠다는 듯 총수만이 할 수 있는 투명경영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시기를 밝히지 않았지만 한국 롯데의 지주사격인 호텔롯데를 상장하고 연내 순환출자 고리의 80% 이상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롯데는 주식을 매입하거나 지분 매각에 따른 세금 납부 등에 7조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신 회장은 “지주사로 전환하면 (금산분리법에 따라) 금융계열사를 처리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며 “이런 비용 등을 감안하면 대략 7조원 정도 필요한데 이는 롯데그룹 순이익 2,3년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롯데는 이 같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그룹 내에 전담팀을 만들기로 했다. 또 기업문화 개선위원회도 설치해 투명 경영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구체적 방법 등을 찾아보기로 했다.

하지만 신 회장의 이 같은 발표 내용이 얼마나 실현 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발표 내용이 신격호 총괄회장과 협의를 거친 내용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과거 롯데는 호텔롯데의 상장을 수 차례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신 총괄회장이 반대해 무산됐다.

롯데그룹 측은 호텔롯데 상장 등은 이사회 의결 사항이어서 이사회에서 추진하면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 관계자는 “한국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 이사회들이 신 회장을 지지하는 만큼 이날 발표 내용을 진행하는데 무리가 없다”며 “이사회에서 결정하면 실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사회 장악을 위해서는 주주 총회 등에서 이사를 교체할 수 있는 지분 보유가 중요하다. 아직까지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을 지배하는 일본 롯데홀딩스, 광윤사 지분 등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신 회장은 17일에 주주총회 개최 예정인 일본 롯데 홀딩스의 지분에 대해 “일본 포장재 업체 광윤사가 3분의 1, 우리사주가 3분의 1, 나머지는 임원들과 자회사들이 나눠 갖고 있다”며 “(신 회장) 개인 보유 지분은 1.4%”라고 공개했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보유지분 및 3부자의 광윤사 보유 지분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따라서 경영권 분쟁이 원활하게 마무리 되지 않으면 지분 관계에 따라 한국과 일본 롯데가 쪼개질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신 회장은 이 같은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는 이날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의 분리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한국과 일본 롯데 그룹의 분리 경영을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국 롯데제과와 일본 롯데제과는 매출이 각 2조5,000억원 정도로 비슷해 합치면 5조원 규모로 세계 제과업계 7,8위로 도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곧 한국과 일본 롯데를 모두 장악하기 위해 신 총괄회장 및 신 전 부회장과 끝까지 싸우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를 뒷받침하듯 신 회장은 “개인적으로는 부친이나 형과 언제든 대화할 수 있으나 회사 경영은 별개라고 생각한다”고 못밖았다.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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