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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원유도 시장에… 정유사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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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원유도 시장에… 정유사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입력
2015.08.1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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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40년간 금지한 자국산 원유 수출을 검토하면서 정유업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수입선 다변화 측면에서 호재이지만 유가가 크게 떨어질 경우 국제 원유 시장의 공급 과잉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정유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미국 의회가 다음달 중 원유 수출 금지 해제 안을 표결에 붙일 전망이다. 셰일오일 생산 등으로 남아도는 원유를 처리하기 위해서다. 국내 정유사들은 수입선을 중동 일변도에서 벗어나 다변화 할 수 있어 반기면서도 주요 원유 공급선인 중동의 눈치를 보느라 대놓고 기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미국산 원유는 대부분 중동산보다 황 성분이 적어 품질이 좋다. 대신 중동산보다 비싸지만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유리해 국내 뿐 아니라 유럽도 미국산 원유에 눈독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미국산 원유가 공급되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돼 온 저유가 상황이 고착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저유가는 정유사에게 결코 불리하지 않다”며 “기름 소비가 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던 유가가 폭락한 지난해 하반기 국내 정유사들은 경영 악화에 시달렸으나 50~60달러 선에서 소폭 등락을 거듭한 올 상반기에 실적이 반등했다.

정유사들이 가장 두려운 것은 단기간에 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1년 중 3, 4개월 동안 유가가 수십 달러 크게 떨어지면 그 전까지 벌었던 이익이 모조리 날아간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정유사들의 실적 반등을 뒷받침했던 ‘정제마진(제품 가격에서 원유 생산비용과 운송비 등을 뺀 값) 효과’가 지난달 들어 감소하기 시작한 것도 불안 요인이다. “상반기보다 휘발유 등 제품 수요가 줄어 가격이 떨어진 탓”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란산 원유도 복병이다. 지난달 핵협상 타결로 경제 제재가 풀리면 이란은 원유 생산과 수출을 늘릴 태세다. 이달석 한국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정보통계센터장은 “이란산 원유는 물량이 워낙 많아 국제시장에 미국산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산 및 이란산 원유가 풀리는 시점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로 예상된다. 두 나라가 한꺼번에 많은 물량을 내놓으면 유가가 갑자기 폭락해 국내 정유사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유가 급락 상황만 발생하지 않으면 국내 정유사들을 비롯해 소비자들도 장기적으로 유가 하락의 이득을 볼 것으로 분석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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