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화 전환 10년이 지나니까 성장통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을 도리어 ‘악마의 축복’으로 여기겠습니다.”
지난달 1일 취임한 최흥식(62)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는 11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고품격 클래식으로 서울 시민의 행복을 증진하고, 10년 뒤 세계 10대 교향악단으로 꼽히는 서울시향을 만들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1월 박현정 전 대표 사퇴 후 공석이던 서울시향을 이끌게 된 최 대표는 연세대 졸업 후 프랑스 파리 도핀 대학 등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한국금융연구원장, 하나금융지주 사장을 지낸 전문 경영인이다.
최 대표는 이날 ‘고품격 음악’과 함께 ‘경영 조직 효율화’를 서울시향의 주요 과제로 꼽았다. “서울시향은 예술단체이므로 예술성과 전문성을 갖추는 게 시급합니다. 정기 공연 횟수를 늘려 연주 실력을 높이고 다양한 인맥도 쌓아 세계 톱 10에 드는 오케스트라를 만들겠습니다.” 박 전 대표 사례에서 보듯 전문경영인과 예술인의 부조화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는 질문에는 “경영은 좋은 음악을 하기 위해 필요한 조력자일 뿐”이라고 답했다.
오는 12월 말 계약이 끝나는 정명훈 예술감독 재계약에 대해서는 사견이라며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정 감독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향 대표로서 계약은 다른 문제로 내년 시즌을 이어가려면 늦어도 9월 말까지 계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면서 “현재 정 감독과 심각하게 논의 중이며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정 감독이 계약 조건으로 내건 연주 전용홀 건립 등에 대해서는 서울시가 현재 적극 검토 중이어서 건립에 긍정적일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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