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5번기 제1국
백 박영훈 9단 흑 이동훈 3단


장면 9 중앙 백진 속에 갇혔던 흑돌이 별 피해 없이 바깥으로 빠져 나오게 돼서는 아무래도 흑이 약간 편한 흐름이다. 한데 바둑이 순조롭게 풀려 나가는 듯하자 이동훈의 냉정 침착한 형세판단능력에 갑자기 이상이 생겼던 것일까. 1, 2를 교환한 다음 3으로 둬서 아래쪽 흑돌까지 살리려 한 게 너무 욕심이 과했다.
흑돌의 몸통이 이미 살아나왔으니 이제 그쪽은 별 가치 없는 꼬리에 불과하다. 지금은 차라리 참고도 1로 둬서 흑돌의 안전을 확실히 하면서 우변을 지키는 게 훨씬 더 컸다. 백이 2로 흑점을 잡는다면 3, 5 정도로 가볍게 처리한 후 7, 9로 마지막 남은 반상 최대의 곳까지 차지해서 흑이 확실히 우세를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최명훈 9단의 설명이다.
반대로 실전에서는 백에게 4로 젖힘 당한 게 너무 아프다. 물론 흑 대마는 절대 잡힐 말이 아니다. 5부터 17까지 진행하기만 해도 간단히 안에서 두 집을 만들 수 있다. (9 … ▲) 하지만 대마가 안형을 갖추는 동안 백돌이 자연스럽게 우변 흑진 쪽으로 머리를 내밀어서 이제는 다시 형세가 만만치 않게 됐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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