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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정화, 뮤지컬 배우서 연출로 2막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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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정화, 뮤지컬 배우서 연출로 2막 열다

입력
2015.08.1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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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설 수 없는 핸디캡이 때론 인생을 사는데 훌륭한 무기가 된다. 배우이자 뮤지컬 연출가 추정화가 그렇다. 누구보다 더 뮤지컬 스타를 꿈꿨다. 하지만 작은 키와 덩치는 대극장 공연에 조금 모자랐다. 대극장에 올리는 뮤지컬은 시각적으로 풍성한 연기가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그에겐 아쉬움이 남는 무대였다. 우연히 대학로의 소극장에서 열리는 창작뮤지컬에 눈을 돌렸다. 배우로 서다 내친 김에 대사를 집필하고, 작품 연출까지 직접 손을 댔다. 배우이자 동시에 연출가로 변신한 이유가 되기에 충분했다.

-언제 데뷔했나.

"1992년 부산에서 극단 현장의 단원으로 데뷔했다. 당시 함께 활동했던 멤버로 김윤석이 있다. 원래 부산에서 대학을 다니며 활동했다. 우연히 뮤지컬 '캣츠'를 보고 뮤지컬배우가 하고 싶어 수능시험을 보고 서울예전에 95학번으로 재입학했다. 유해진이 대학동기다. 유해진은 학창시절 인물로는 주연을 못했는데 연기가 워낙 출중해 주인공을 도맡았다."

-뮤지컬 데뷔는 언제 했나.

"1997년 '넌센스'로 데뷔한 뒤 18년째 배우를 하며 연출까지 도맡고 있다. 대극장 뮤지컬을 몇 편 해봤는데 체력적으로 부족한 게 많아 창작뮤지컬로 눈을 돌렸다."

-연출까지 맡은 계기가 있나.

"창작뮤지컬에 참여하게 되면 배우가 직접 대사를 써야 할 때가 있다. 두 달여 짧은 시간 밖에 없다 보니 나 뿐 아니라 모든 배우가 창작활동에 참여할 수 밖에 없다. '달을 품은 슈퍼맨'으로 처음 연출까지 겸업하며 꾸준히 연출 제안을 받게 됐다."

-연출가 겸업으로 활동의 폭이 넓어졌다.

"배우에서 연출로 신종무기를 개발하는 느낌이다. 40이 넘은 나이에 쉴 틈이 없다. 그러나 아직도 0에서 시작하고 있는 기분이다."

-연출가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배우를 놓지 않아서다. 사실 배우는 누구나 할 수 없지만 아무나 할 수 있다. 배우로서 현장을 잘 아니까 연출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사실 연출로 전업하는데 도움을 준 이는 멘토인 김수로 선배다."

-김수로가 어떤 도움을 줬나.

"김수로 선배가 '택시드리벌' 출연을 제의했지만 고사했었다. 그러다 추리소설가 아가사 크리스티를 소재로 한 작품을 가지고 한지안 작가와 허수현 작곡가를 붙여 김수로 선배한테 내밀었는데 '내가 만들어줄게'라며 '아가사'의 초연 무대를 뚝딱 올렸다."

-배우로 기억에 남는 작품은.

"1998년 초연한 뮤지컬 '드라큘라' 때 정말 행복했다. 당시 신성우와 연기했는데 대사 3줄이 전부인 앙상블이었다. 하지만 무대에 오르는 동안 11벌의 드레스, 11켤레의 신발, 11개의 가발을 바꿔 착용했다. 이렇게 많은 옷과 신발을 갈아 입으며 연기할 수 있을까 싶어 신나게 무대에 올랐다. 그 많은 의상들이 갑옷과도 같았다."

-하반기 계획은.

"사실 올해 바쁜 한 해가 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메르스가 발병하면서 공연이 전부 스톱됐다 이제 기지개를 펴고 있다. 10월 '담배가게 아가씨'를 무대에 올린다. 내년에는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뮤지컬도 계획 중이다. 글을 쓰자는 제안을 받아 드라마 대본 수업도 받고 있다."

-어떤 드라마를 집필하나.

"드라마에 앞서 웹툰으로 작품을 만들어 볼 계획이라 소재를 잡고 있다. 방송연수원에서 드라마 작가수업을 받는데 뮤지컬과 달라 어렵다. 카메라 기법은 몰라도 된다 쳐도 내 눈에 그려진 것을 선명하게 글로 표현하고 브라운관에 그려야 하는게 어렵다."

-연기와 연출은 무엇인가.

"연기는 정답 없는 게임 같다. 인간 추정화의 색이 옅어지면 연기를 더 잘할 것 같다. 연출은 아직 모자란 점이 많지만 공연 때 훨씬 더 감동받는다."

이현아 기자 lalal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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