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의 대리운전업 진출을 놓고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대리운전법안 4건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입장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토부는 11일 “대리운전은 현재 자유업종이기 때문에 다음카카오가 대리운전 중계서비스에 진출하더라도 국토부에 허가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사항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다음카카오가 진출한다면 지금까지 대리운전 업계의 문제로 지적돼 온 이용자 안전, 중계업체와 기사간 수수료 갈등을 해소하는 등 긍정적 변화를 이끌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리운전법안 4건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지만 국토부는 법 제정 자체에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대리운전법이 만들어지면 대리운전자의 등록기준·자격, 보험가입 등을 규정하는데 운전면허 외 가진 게 없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국토부는 현재 전국의 대리운전사는 8만6,000명, 중계업체는 3,850여곳으로 파악한다. 계절이나 경기에 따라 대리운전사 수는 유동적이다.
다음카카오가 대리운전업에 진출하면 콜택시 업계와 마찬가지로 대규모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다음카카오가 모바일 콜택시 ‘카카오택시’ 서비스를 올해 3월31일 시작하고 나서 불과 넉 달여만에 누적 호출 1,000만 콜, 기사회원 14만명을 돌파했다. 카카오택시 등장 전 전국적으로 585개의 콜센터가 1,200여개의 전화번호로 영업하고 콜서비스를 제공하는 택시가 전체 택시의 54.4%인 13만8,000여대인 점을 고려하면 카카오택시 돌풍이 얼마나 거센지 가늠할 수 있다.
승객들은 카카오택시에 많은 기사가 확보돼 빨리 탈 수 있고 안전이 담보된다는 점을, 택시기사는 콜 수수료가 없다는 점을 장점으로 든다. 현재 대리운전사는 중계업체에 20∼30%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기에 다음카카오가 중계 수수료를 없애거나 대폭 낮춘다면 역시나 폭발적 인기를 끌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대리운전 중계업체들은 지난달 20일 경기도 분당 다음카카오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어 “막대한 자본과 조직을 바탕으로 이뤄진 다음카카오의 대리운전 진출계획은 기존 시장 종사자들의 존립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반면 대리운전사들은 인근에서 맞불집회를 열어 “사업자들의 횡포를 근절할 기회”라며 다음카카오의 진출을 지지했다. 다음카카오는 “대리운전 서비스 진출은 확정하지 않았다”며 “고급택시 호출서비스는 올 가을부터 시작하기로 결정했지만 나머지 오토사업 20여가지는 계속해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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