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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냐 구조조정이냐… 중국에 발목잡힌 유통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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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냐 구조조정이냐… 중국에 발목잡힌 유통업체

입력
2015.08.1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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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적자 늘며 점포 4곳 정리

이마트, 매장 8개만 남겨 규모 축소

중국 현지 업체 점유율 80% 넘겨

"경쟁 악화로 부진 계속될 것" 전망

한국 유통업체들이 야심 차게 진출한 중국 시장에 발목이 잡혀 톡톡히 수업료를 치르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적자를 견디다 못해 사업 철수를 검토중이거나 구조 조정을 진행 중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롯데, 이마트 등이 현지 사업의 수익성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롯데다. 롯데는 요즘 시끄러운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회장 간의 경영권 다툼도 중국사업의 1조원대 적자가 빌미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중국에서 네덜란드계 마크로사 8개 점포를 인수하며 현지 시장에 진출한 롯데마트는 100여개 이상 점포를 늘리며 공격적 마케팅을 벌였으나 적자가 늘면서 점포 4곳을 정리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중국은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현재 103개 점포 수를 유지하면서 리뉴얼 등 매장 효율화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1997년 국내 최초로 중국에 진출했지만 철수설까지 돌았던 이마트도 한때 27개까지 늘렸던 매장을 모두 정리하고 8개만 남겨 놓았다. 이를 통해 이마트는 올해 중국 법인의 적자 규모를 전년보다 35% 이상 줄이고, 내년 적자폭도 올해 대비 60% 이상 축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해가 거듭할수록 올라가는 임대료와 중국 현지 업체들과 경쟁 악화로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경영 효율화를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다 보니 증권사들의 전망도 부정적이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은 중국 대형마트 사업 부진 폭이 커지면서 중국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을 확대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KB투자증권도 “롯데쇼핑은 중국 할인점의 업황 부진으로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유통업체뿐만 아니라 해외 유통업체들도 중국에서 고전 중이다. 현지화에 성공하면서 선전했던 월마트, 까르푸, 테스코 등도 2013년부터 신장세가 꺾였다. 반면 현지 유통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2013년 79.7%에서 지난해 81%로 커졌다. 중국 소매유통 시장이 치열한 경쟁 때문에 레드오션에 가깝다고 평가되는 이유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외국 기업은 판매망 확대에 한계가 많고 어느 정도 성장하면 정부 당국에서 규제를 까다롭게 해 성공하기 힘들다”며 “중국 현지 기업들의 경쟁력도 강해 고전 중”이라고 강조했다.

권영은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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