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지에 원격 제어가 가능한 컴퓨터 약 100대를 설치,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 수십만 건을 조작한 일당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김양훈 판사는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조모(30)씨와 최모(32)씨에게 각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조씨에게 12억6,000여만원, 최씨에게는 3억2,000여만원의 추징금도 부가했다.
두 사람은 2014년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대부업체 등에서 돈을 받고, 포털 사이트에 무려 5만5,000여개의 키워드를 ‘연관검색어’로, 20만여개의 키워드는 ‘검색어 자동완성 결과’에 나타나도록 했다. 또한 의뢰 업체명을 포함한 2만2,000여건의 게시글이 검색 결과 상위에 오르도록 조작했다.
서버 유지ㆍ관리 업무를 해온 조씨가 있어 가능한 범행이었다. 조씨는 서버가 접속 PC 1대를 여러 대로 인식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을 PC 100여대에 설치해 사실상 400여대의 PC를 준비한 후, 원격 제어가 가능하게 만들어 전국에 분산 설치했다. 수십대의 PC가 같은 장소에서 특정 용어를 집중적으로 검색할 경우, 해당 포털이 이를 ‘조작’으로 판단해 검색순위에 반영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 판사는 “범행 내용과 수법 등에 비춰 보면 죄질이 상당히 중하고 그 횟수와 규모 등을 고려할 때 포털 검색 사용자들이 잘못된 정보로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다”며 “다만, 최씨 등이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김관진기자 spiri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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