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 배분 놓고 불만… 7명 구속
동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원양어선에서 외국인 선원간 갈등으로 인도네시아인 선원들이 베트남인 작업 반장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해 살해한 뒤 바다에 유기하는 엽기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동해해양경비안전서는 꽁치잡이 원양어선에서 동료선원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인도네시아인 I(28)씨와 P(27)씨 등 7명을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부산선적 원양어선(466톤) S호 선원인 I씨와 P씨는 지난 2일 오전 5시30분쯤 독도 동쪽 50마일 해상을 운항하던 중 평소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던 베트남인 작업반장 L(31)씨가 선미에 혼자 있는 틈을 타 쇠파이프 등 둔기로 마구 때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나머지 인도네시아 선원 S(30)씨 등 5명은 숨진 L씨를 바다로 던지는 데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 관계자는 “둔기를 미리 준비하고 역할을 분담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당시 이 배에는 베트남인 11명과 인도네시아인 9명, 한국인 7명 등 모두 35명이 타고 있었고 외국인 선원들간의 폭행 등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P씨 등은 “이 선박에서 4년간 근무하면서 베트남인 L씨가 자신과 국적이 같은 선원에게는 비교적 쉬운 작업을 시키고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국적의 선원에게는 힘든 일을 지시하면서 폭언과 폭력을 휘둘러 온 데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 선원 7명은 ‘우리나라의 영토나 영해, 영공 범죄가 발생할 경우 내국인이건 외국인이건 묻지 않고 재판권을 갖는다’는 형사소송법 원칙에 따라 한국에서 검찰조사와 재판을 받게 된다. 이들이 실형을 받더라도 국내 교정시설에서 복역해야 한다.
비슷한 사례로 지난 2011년 한국영해로 인정되는 우리국적 선박인 삼호주얼리호를 납치, 석해균 선장을 살해하려 한 혐의(해상강도 살인미수)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된 소말리아 해적 무함마드 아라이가 현재 대전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동해=박은성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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