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따라간다고 캐리어 위에 앉아 있네요. 세미는 강아지라기 보다는 가족입니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박인비(27) 선수가 반려견 세미(17)의 최근 사진을 한국일보에 공개했다. 박 선수가 제주도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를 위해 짐을 싸는 도중 캐리어 위에 앉아 있는 세미를 직접 찍은 사진이다.
세미는 박 선수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으로 골프 대회에서 우승했을 때 아버지가 데려온 강아지다. 검정 코커스패니얼과 진돗개의 혼혈견으로 암컷이다.
박 선수의 반려견 사랑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10년 한 인터뷰에서 가장 아끼는 것에 대한 질문에 세미를 꼽았다. 2013년부터는 세미를 본 떠 만든 헤드 커버를 사용하고 있는데 항상 경기를 함께 하는 한 팀이라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헤드 커버를 볼 때마다 힘이 난다고 했다.
지난 2일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직후 박 선수는 7~9일 제주도에서 열린 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즈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오면서 컨디션 조절을 할 시간도 부족했으나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집에 들렀다. 세미를 보기 위해서였다. 나이가 많아 앞도 잘 안보이고, 브리티시오픈 때 발작까지 일으켜 걱정이 컸기 때문이다.
더구나 박 선수는 "세미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13일부터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포틀랜드 클래식 출전까지 포기했다. 삼다수 마스터즈에서 공동 8위를 기록한 박 선수는 경기를 마친 후 “휴가 동안 강아지 세미와 뒹굴뒹굴하며 오랜만에 푹 쉬면 컨디션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하면서 오늘과 내일 온종일 세미와 보낸다고 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김혜리 인턴기자 (숙명여대 경영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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