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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여왕으로 돌아온 칸의 여왕, 전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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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여왕으로 돌아온 칸의 여왕, 전도연

입력
2015.08.1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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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무술영화 '협녀, 칼의 기억'

"칼보다 맹인연기가 어려웠다"

영화 '협녀, 칼의 기억'에서 맹인 여검객 월소를 연기한 배우 전도연.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협녀, 칼의 기억'에서 맹인 여검객 월소를 연기한 배우 전도연.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지그시 내려앉은 눈꺼풀은 초절정 고수의 여유를 드리운다. 사람을 보고 검을 쓰는 게 아니라 소리와 빛, 움직임만으로 상대를 느끼고 제압한다. 13일 개봉하는 영화 ‘협녀, 칼의 기억’(‘협녀’)에서 배우 전도연(43)은 처음으로 무협 활극에 도전했다. 녹록하지 않은 액션 연기에 칼까지 쥔 채 달리고 구르고 날아 다닌다. 여기에 ‘맹인’ 검객이라는 설정까지 더해졌으니 남다른 연기 내공이 필요할 만했다.

지난 10년 동안 여러 영화에서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며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전도연이었기에 가능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칸의 여왕’도 어찌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던 것일까. 10일 오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전도연은 “너무 힘들었다”며 눈시울부터 적셨다. 그는 손으로 눈물을 훔치며 “액션 연기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는데 눈을 깜빡이지 않고 초점을 한 곳에 그대로 둔 채 맹인 연기를 해야 할 때가 매우 힘들었다”고 했다. “어떤 소리가 나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반응해야 하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게 고통스러웠다”고 덧붙였다. 검을 사용하거나 몸을 쓰는 것보다는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 더 곤혹스러웠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첫 촬영 장면이 50대 1로 싸우는 장면이었으니 오죽 힘들었을까. “딱 죽고 싶었습니다.”

힘들수록 박흥식 감독에게 투정을 부리는 일이 많아졌다고 했다. “왜 눈을 깜빡이면 안 되느냐”, “맹인이 아니면 어떻겠느냐”는 식으로 불만을 터트렸다고. 전도연은 “액션보다도 멜로적인 요소에 더 끌렸기에 ‘협녀’를 선택했다”고 했다.

영화 '협녀, 칼의 기억'에서 맹인 여검객 월소를 연기한 배우 전도연의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협녀, 칼의 기억'에서 맹인 여검객 월소를 연기한 배우 전도연의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협녀’는 혼돈의 고려말기 월소(전도연)와 유백(이병헌), 풍천(배수빈)이 민란을 주도하지만 유백의 배신으로 풍천이 죽음을 맞으면서 운명이 갈린 검객들의 후일담을 담은 영화다. 풍천의 아이 홍이(김고은)를 키우면서도 유백과의 사랑을 잊지 못하는 월소. 또 그런 월소에게 칼을 꽂지 못하는 유백 두 사람의 감성 연기가 화려한 무술과 함께 볼거리를 이룬다.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2001)와 ‘인어공주’(2004)에 이어 박 감독과 세 번째 호흡을 맞춘 이유다.

개봉 시점이 아쉬운 부분이 있다. 지난해 말 개봉 예정이었으나 이병헌의 ‘50억 협박녀’ 사건이 ‘협녀’의 발목까지 잡았다. 하지만 전도연은 “박 감독께선 오히려 윤제균 감독의 ‘국제시장’ 만은 피하고 싶어하셨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개봉해 1,400만 명을 불러모은 ‘국제시장’과의 정면 대결을 피했으니 화가 복이 됐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영화 시장도 만만치 않다. ‘협녀’는 흥행몰이를 한창하고 있는 ‘암살’과 ‘베테랑’,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와 맞붙어야 한다.

“세 영화 모두 영화관에 가서 조조로 봤어요. 제 돈 주고 말이죠(웃음). ‘협녀’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장르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무협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호기심을 갖는 관객은 분명히 있을 거예요.”

영화의 흥행 여부를 떠나 40대 중반을 향해 가는 여배우에게서 많은 변화를 본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전도연은 ‘너는 내 운명’ ‘밀양’ ‘하녀’ ‘카운트다운’ ‘집으로 가는 길’ 등 멜로와 스릴러, 액션을 가리지 않고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고 또 도전해왔다. “그간 출연한 영화 장르가 다양한 것 같아도 기본적인 이야기는 사랑입니다. 죽을 때까지 사랑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젊은 사람들만 사랑하는 건 아니니까요. TV드라마도 ‘프라하의 연인’처럼 말랑한 멜로라면 언제든 저는 오케이입니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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