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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노동은 없었다고 입장 바꾼 日 질타… "양국 모두 적대적 정서 지양해야"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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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노동은 없었다고 입장 바꾼 日 질타… "양국 모두 적대적 정서 지양해야" 목소리도

입력
2015.08.1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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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피스 & 그린보트에서 열린 '군함도의 세계유산 등재, 과연 타당한가?' 라는 한일 공동기획 대담에서 양국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오션드림호(블라디보스토크)=홍인기기자 hongik@hankookilbo.com
3일 오전 피스 & 그린보트에서 열린 '군함도의 세계유산 등재, 과연 타당한가?' 라는 한일 공동기획 대담에서 양국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오션드림호(블라디보스토크)=홍인기기자 hongik@hankookilbo.com

한일 간 불거졌던 군함도 세계문화유산 등재 논란을 되짚어 보는 좌담회가 3일 피스&그린보트 선상에서 열렸다. 좌담회는 군함도 세계문화유산 등재 과정에서 드러난 한일 양국의 역사인식 차이와 왜곡된 소통체계를 반성하고 바람직한 미래를 모색해 보자는 취지로 일본 측 피스보트가 기획했다.

좌담을 이끈 노히라 신사쿠 피스보트 공동대표는 먼저 세계문화유산 등재 전후로 극명하게 갈린 양국 역사인식을 소개한 뒤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노동을 강요당한(forced to work)’ 경우는 있지만 ‘강제노동(forced labor)’은 없었다고 입장을 바꾼 일본을 강하게 질타했다. 노히라 대표는 “한일병탄이 정식 절차를 거친 합법이며 한인 징용도 국민징용령에 근거한 것이어서 강제성이 없다는 것이 일본의 입장”이라면서 “이런 인식 차이가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에도 그대로 남아 세계문화유산 등재 때에도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시재 성공회대 교수도 “한일 관계를 법률적으로 접근하려는 인식은 역사적 현실을 무시하는 처사”라면서 “일본이 강제수탈 역사를 부인하고는 어떤 대화도 시작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 많은 한국 사람들이 일본의 아픔에 동참했다가 독도 문제로 그런 정서가 쑥 들어갔다”면서 정부 간 대화 이전에 시민연대를 기초로 한 민간 교류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일 갈등의 근원적 요인을 문화의식의 결여에서 찾는 해석도 나왔다. 권용석 히토쓰바시대 교수는 ‘일본인은 고대사 콤플렉스로 인해 한국을 무시하고, 한국인은 근대사 콤플렉스 때문에 일본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유홍준 교수의 책 내용을 소개하면서 양국 모두 적대적 정서를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권 교수는 한국을 향해 ‘일본 침몰’ ‘후지산이 무너졌다’ 등 언론에서 자주 사용되는 자극적 표현을 예로 들면서 “이는 한국인이 소중화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의미이고 일본 혐한세력에게 이용당하는 소재가 될 수도 있다”며 “어느 문화의 우위를 논할 필요는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자기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라고 말했다.

노히라 대표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유럽에서는 5월 8일 2차 세계대전 전승 기념행사 때 독일인도 나치 지배에 해방된 날이라며 행사에 참여하지만, 동아시아는 일본과 주변국의 역사 인식이 너무 달라 이런 행사를 열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도 바뀌어야 하지만 시민사회 단체가 먼저 나서 한일 양국이 윈-윈(win-win)하는 관계를 만들어 나가자”고 제언했다.

오션드림호(블라디보스토크)=김영화기자 yaa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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