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팀장님, 여기 미국인데요. 제가 오늘 한국에 있는 세입자 전세보증금을 송금해줘야 하는데 통장에 여유자금이 없어요. 어쩌죠? 만기가 지난 정기예금이 있긴 한데 제가 지금 한국에 있지 않아 오늘 당장은 해지가 어렵다고 하네요. 방법이 없을까요?”
급하게 전화 주신 고객님의 딱한 사정을 접하게 되자 저도 순간 당혹스럽더군요. 여러분은 혹시 이런 비슷한 경험 없으신가요? 해지된 자금만 입출금 통장에 있으면 국내 대리인을 통해 어떻게 해서든 세입자에게 송금이 가능할 텐데 말이죠. 장기간 해외 체류하게 되거나 사정이 생겨 예ㆍ적금 만기 시 은행 방문이 어려울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나요? 오늘은 이런 상황에 처하신 분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만기예금 편리입금 서비스’에 관해 살펴 보고자 합니다.
해외 체류 시 은행 업무처리는 대부분 영사관에서 확인한 위임장을 국내 대리인에게 송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과정이 매우 까다롭고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그나마 영사관이 가까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은행 업무를 볼 때마다 먼 거리를 오가야 해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인터넷으로 해지할 생각이었는데 잘 되던 인터넷 본인인증마저 예기치 못한 오류가 발생한다면 정말 답답한 상황이 돼버리죠. 해외에 오래 계신 분들 중에는 간혹 인터넷뱅킹을 한동안 쓰지 않아 이체제한이 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이럴 경우를 대비해 활용하시면 좋은 제도가 바로 ‘만기예금 편리입금 서비스’ 입니다.
‘만기예금 편리입금 서비스’의 명칭은 ‘만기예금 자동입금 서비스’, ‘만기 자동이체 제도’ 등 은행 별로 다양합니다. 제각기 이름은 다르지만, 예금이나 적금의 만기 때 사전에 지정된 ‘입출금이 자유로운 통장’에 만기 원리금이 자동 입금 된다는 점은 동일합니다. 일종의 예약된 자동이체인 셈이죠. 즉, 만기예금 편리입금 서비스는 예ㆍ적금 만기일에 통장이 자동 해지 처리돼 사전에 지정된 본인명의 예금계좌로 원금과 만기이자가 자동입금 되는 서비스인 겁니다. 그렇다면 이 서비스는 어떻게 신청하면 될까요?
우선 상품의 신규 가입 시 미리 확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예ㆍ적금 상품에 신규 가입할 때 만기 시 원금과 만기 이자를 자동으로 입금해 달라고 창구에서 요청하는 방법이지요. 혹시 신규 가입 때 신청하지 않았더라도 중간에 신청이 가능합니다. 만기 도래 전 본인확인이 가능한 신분증을 들고 은행을 방문하셔서 원리금을 입금 받을 본인 계좌번호를 통보하고 해당 서비스 가입을 요청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중간 신청은 은행 및 상품에 따라 가능여부가 달라질 수 있으니 사전에 전화로 확인해 보시는 게 좋습니다. 또 서비스가 가능한 예금이라 할지라도 미성년자 명의로 가입된 예금이나 비거주자예금, 임의단체 및 공동명의로 된 예금 등은 제외되니 이 점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최근에는 펀드도 목표 수익률 달성 시 자동환매 되는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펀드 수익률이 고객이 신청한 ‘목표수익률’에 도달한 경우, 은행 창구에 방문하실 필요 없이 자동 환매돼 연결계좌로 입금되는 서비스입니다. 펀드 해지시점이 고민인 투자자들은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본인의 펀드 수익을 관리할 수 있겠죠? 자동 환매를 하더라도 해당 상품에 재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 점은 걱정하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르바이트로 번 돈 열심히 적금 넣고 있는데 군입대 하게 돼 만기일에 맞춰 은행에 가는 것이 어렵거나, 업무량이 많은 직장인이라 정해진 날짜에 은행 내점이 어려운 경우라면 앞서 설명 드린 이러한 입금 서비스를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물론 만기 때 자동입금 되는 것이 싫으시면 중간에 등록한 내용을 해제하실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하시고요.
한승우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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