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운동을 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항상 강조하듯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다. 규칙적인 운동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근육을 발달시키며 이는 곧 건강으로 연결된다. 흔히 하는 말이지만 아무리 돈이 많아도 건강을 잃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고 아내와 자식이 생기니 건강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이른 아침 14개월 된 아들이 나를 깨울 때면 이 사랑스런 녀석을 지키기 위해서 더 건강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곤 한다. 그리고 나서 아내에게 그 녀석을 맡기고 다시 들어가서 잠을 잔다. 내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규칙적인 운동은 우리의 몸도 변화시키지만 그 외의 것들도 변화시킨다. 실제로 나는 2007년 개그콘서트의 ‘헬스보이’란 코너를 통해 100kg에 육박하던 몸을 74kg으로 감량한 뒤 겉모습 뿐만 아니라 인생이 바뀌었다. 예전에 살이 쪘을 때에는 정말 게을렀었는데 헬스보이를 하며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고 나니 점점 부지런해지기 시작했다. 내가 원래부터 게을렀는지 아니면 살이 찌면서 게을러졌는지 모르겠지만 이전에는 먹으면 누웠고 누우면 잤다. 그리고 매사에 귀찮아하는 일이 많았다. 하다못해 씻는 것도 귀찮았고 약속이 있을 때 나가는 것도 귀찮아 했다. 그래서 약속시간에 제 때 맞춰서 나간 적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운동을 하고 난 뒤부터는 몸이 가벼워져서 인지 움직임도 빨라졌다. 약속이 생기면 게으름 피우다가 쫓기듯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미리 나가는 여유까지 생겼다.
이뿐만이 아니다. 운동으로 인해서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뚱뚱했을 때는 무조건 큰 옷에다가 앉을 때면 쿠션으로 배를 가려야 맘이 편해졌다. 아니면 티셔츠를 잡아당겨서 배를 가리기에 바빴는데 배에 살이 빠지니 그럴 일도 없었다. 잘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분명히 살쪘을 때 얼굴보다는 훨씬 나아 보였다. 흔히 살찐 사람은 긁지 않은 복권이라고 하는데 나는 1등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꽝’도 아니었던 것 같다. 어쨌든 살이 빠져 입을 수 있는 옷이 많아지다 보니 나름 멋도 부리게 되고 사람들 만날 때도 자신감 있게 대하니 대인관계도 더 넓어지고 좋아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절제하면서 목표를 이뤄냈다는 성취감과 함께 정신력도 그만큼 강해질 수 있었고 시간도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되었다. 하루 중 언제 운동을 할지 미리 정하고 좀 더 계획적으로 움직이다 보니 전보다 시간이 많아졌다. 운동을 안 할 때보다 오히려 운동을 하면서 하루에 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아진 것이다. 하다못해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도 있다.
예전 살쪘을 때의 생활 습관을 돌아보면 항상 불규칙했는데 가장 큰 원인은 잠자는 시간이었다. 밤에 잠도 안 오고, 그러다 보니 배가 고프고, 그러면 새벽에 뭔가 먹게 되고, 늦게 잠들었다 일어나면 자기 전 먹었던 음식 때문에 속이 더부룩하고, 많이 자도 피곤한 상태가 반복됐었는데 운동을 시작하니 밤에 잠이 잘 오기 시작했다. 자연히 일어나는 시간도 빨라지고 몸도 전보다 개운해졌다. 이것만으로도 하루가 달라지고 한 달이 달라지고 1년이 달라진다.
이렇게 운동은 육체뿐만 아니라 많은 것들을 변화시킨다. 부지런해지고 정신력도 강해지고 성취감과 자신감도 생긴다. 시간도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해준다. 물론 다른 효과도 더 많이 있겠지만 말이다. 이런 변화들이 쌓이고 쌓여 결국 자신의 인생을 보다 멋지게 바꿔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운동의 기적이란 말은 단순히 ‘몸의 변화’ 만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닌 것이다. 우리 같이 기적을 만들어보지 않겠는가?
개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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