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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도 무법지대"…北 48년만의 지뢰도발 軍작전위축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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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도 무법지대"…北 48년만의 지뢰도발 軍작전위축 노려

입력
2015.08.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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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노크·대기귀순 이어 DMZ 감시 허점 노출 지적

DMZ 수색·매복작전 때 지뢰탐지기 등 보완책 필요

안영호 국방부 조사단장(국방전비태세검열단 부단장)이 10일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 살상용 목함지뢰를 매설한 행위와 관련한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영호 국방부 조사단장(국방전비태세검열단 부단장)이 10일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 살상용 목함지뢰를 매설한 행위와 관련한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군이 비무장지대(DMZ) 안의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와 목함지뢰를 매설한 행위는 정전협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방부와 합참 요원 등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은 지난 4일 발생한 DMZ 폭발사고는 북한군이 매설한 목각지뢰가 터지면서 일어났다고 10일 발표했다.

◇ 북, DMZ에서 새유형 도발…"일선부대 보여주기식 충성경쟁 일환"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군은 파주 인근 DMZ 안의 MDL을 440m나 남쪽으로 넘어와 추진철책 통문 북쪽에 2발, 남쪽에 1발을 각각 매설하고 돌아가는 대담한 행동을 보였다.

북한은 1966년~1967년에도 DMZ 보급로 상에 지뢰를 묻어 우리 군이 여섯 차례나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이 DMZ를 제 집처럼 휘젓고 다니면서 지뢰를 매설한 행위는 정전협정을 중대하게 위반했다는 지적이다.

현장 조사에 참여한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측도 우리 측 조사 결과에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유엔군사령관도 최윤희 합참의장과 통화에서 북한군의 이런 무모한 행위가 한반도 정전체제를 훼손한 것이라고 비판하는 한편 한국군 조사에 공감을 표시했다고 군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북한군은 작년 말부터 10~20여명씩 몰려다니가 일부가 MDL을 침범했다가 빠지는 이상 행동을 보이는 것이 식별됐다. 당시 우리 군은 북한군의 이런 행동을 "담력을 키우려는 의도"로 분석하기도 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일선부대에 '실전적인 훈련'을 강요하다보니 북한군 최전방 부대에서 '보여주기식 충성경쟁'을 벌였고, 이것이 DMZ에서 새로운 형태의 도발로 이어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 노크·대기귀순 이어 DMZ 감시 또 허점

북한군의 정전협정 위반 행위 비판과 함께 우리 군의 DMZ 감시체제에도 허점이 노출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군이 MDL을 440m나 넘어와 목함지뢰를 매설해 놓기까지 우리 군의 감시장비에는 포착되지 않았다. 다만, 지난 4일 오전 우리 군 부사관 2명이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를 밟아 폭발하는 장면은 열상감시장비(TOD)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의 목함지뢰는 길이 22cm, 높이 4.5cm, 폭 9cm로 무게는 420g이다. 목함지뢰 3개를 땅속 4~6cm 깊이로 묻으려면 북한군 2명이 10여분 가량 작업을 해야 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군 2명이 추진철책의 통문에서 대담한 매설 작업을 할 동안 뒤쪽에서는 여러 명이 엄호 작전을 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사고지점의 MDL을 넘어오는 북한군은 사전에 탐지하지 못했다.

목함지뢰를 매설한 장소는 우리 군 GP(비무장지대내 소초)에서 750m 떨어진 곳이다. GOP(일반전초)에 있는 우리 군 OP(관측소)에서는 2㎞나 떨어져 있다.

군 당국은 지뢰를 매설한 추진철책의 통로는 2㎞나 떨어진 OP에서만 관측할 수 있는 지형이라고 설명했다. 그나마 여름철 녹음기에는 우거진 잡목과 수풀 때문에 가시거리가 훨씬 줄어들고 비가 오고 안개가 끼면 감시장비도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군 GP와 우리측 추진철책 사이의 구역은 우리가 감시하는 데 불안전한 상황이 많다"면서 "24시간 완벽한 통제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군은 2012년 일명 '노크 귀순'과 지난 6월 '대기 귀순' 사건이 발생하면서 DMZ 감시에 허점을 노출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012년 10월에는 북한군 병사 1명이 강원도 고성 동부전선으로 넘어와 우리 군 GOP의 창문을 두드리며 귀순 의사를 표명해 군 관계자들이 줄줄이 문책당하는 등 큰 파문을 일으킨바 있다.

지난 6월에는 MDL을 넘어 귀순한 북한군 병사(하전사 중 하급병사)가 귀순 하루 전 우리 군 소초(GP)에 도착했다가 다음날 발견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 4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폭발사고를 조사한 합동조사단의 안영호 단장(육군 준장)이 9일 사고 현장을 방문한 취재진에 당시 상황을 직접 설명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지난 4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폭발사고를 조사한 합동조사단의 안영호 단장(육군 준장)이 9일 사고 현장을 방문한 취재진에 당시 상황을 직접 설명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 DMZ 수색작전 매뉴얼 제대로 지켰나

군은 폭발사고 당일인 지난 4일 이번 DMZ 수색작전은 원래 6명이 투입될 예정이었으나 갓 전입해 온 소위 1명과 대대 주임원사 등 2명을 동반 투입했다고 한다.

오전 7시28분 수색 병력 8명이 현장에 도착했고 오전 7시33분 부상한 김모 하사가 추진철책 통문(폭 1.5m)을 첫 번째로 통과했다. 이어 2분 뒤 하모 하사가 두 번째로 통문을 통과하던 중 매설된 목함지뢰를 밟았다.

첫 번째 통과한 김 하사가 오전 7시40분 하 하사를 끌고 나오다가 통문 남쪽에 매설된 지뢰를 밟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 하사가 주저없이 부상한 하 하사를 후송하려다가 사고가 난 것에 대해 군의 한 관계자는 "모범을 보여준 군인정신"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사고에서 아쉬운 점은 북한군이 작년 말부터 MDL 근처에 지뢰를 묻는 특이 동향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조금만 더 신경을 썼다면 막을 수도 있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사고지점이 감시 사각지역이라서 추진철책의 통문을 열고 들어갈 때 지뢰 탐침을 한다든지 했어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면서 "GOP 경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비가 내려 지뢰가 유실될 가능성이 있는 날씨에는 지뢰탐지기를 휴대하고 들어간다"면서 "그러나 평상시에는 현장 지휘관의 판단에 맡기고 있다. 앞으로 작전 때마다 지뢰 탐침을 해야 하는 등 작전에 지장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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