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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스텔라 "둘이서 김밥 한줄, 매순간 벼랑 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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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스텔라 "둘이서 김밥 한줄, 매순간 벼랑 끝이었다"

입력
2015.08.1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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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 어렵겠지만 저희 정말 순수해요~."

요즘처럼 가수가 많고 음원 홍수 시대에 신곡 발표 전부터 주목받기란 쉽지 않다. 스텔라는 사진 한 장이면 충분했다. 허리까지 트인 빨간 드레스, 그리고 가느다란 까만 줄 하나. 가만히 정면만 바라보고 있을 뿐인데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스텔라, 이름이 낯설지 않다 싶더니 1년 6개월 전 '마리오네트'로 '19금돌'의 새 장을 열었던 걸그룹이다. '누구?'였던 시선이 '역시 스텔라'라는 감탄으로 이어졌다.

이들과 대화는 더욱 자극적이었다. 세상 둘도 없는 섹시 걸그룹의 입에서 순수, 청순, 발랄이란 단어가 쏟아졌다. 시작부터 반전인 셈이다. 알면 알수록 새로운 스텔라의 속살을 한꺼풀 벗겨봤다.

-뜨거운 반응이다.

"처음에 자극적인 걸로 화제였는데 노래 듣고 좋다고 많이 해준다. 활동 모습을 보고 호감 이미지로 많이 바뀌어서 좋다. 예전엔 노출 얘기만 하고 악플이 상당했는데 이제는 팬카페 가입자도 정말 많이 늘었다."

-스텔라가 원하는 호감은 무엇인가.

"실력으로 인정 받고 싶다. 뜨고 싶어서 벗었다고 생각을 많이 하지 않나. 우리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데 자극제가 없으면 컴백한지도 모른다. 안타깝지만 이러한 수단을 선택한 이유는 모두 음악 때문이다."

-원래 섹시하고는 거리가 멀다는 뜻인가.

"우리는 정말 순진하고 순수하다. 술·담배하고도 거리가 멀다. 믿기 어렵겠지만 평소에 인형 갖고 노는 것을 즐겨한다(웃음)."

-믿을 수 없다. 좀 더 설득력 있는 묘사가 필요하다.

"20대 또래들은 생일 파티하면 술집이나 클럽을 가지 않나. 우리는 고기 먹고 카페 가고 스티커 사진 찍는 게 전부다. 매년 그렇게 초저녁에 헤어졌다. 최고 일탈은 숙소에서 노래 크게 틀어 놓고 오렌지 주스 마시며 춤춘 일이다. 정말 아무도 안 믿는데 실제로 만나면 그런 매력에 더 끌려한다."

-섹시 컨셉트는 일방적으로 배웠다는 말인가.

"대표가 기획 회의 중에 '너희가 무슨 섹시냐'고 했는데 오기가 생겼다. 놀줄 아는 애들이 표현 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노력만으로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이효리 브아걸 현아 등의 무대 영상을 연구하고 거울 보며 반복했다."

-악플 많았던 섹시 무대를 다시 하려고 하니 부담이 컸겠다.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했다. '마리오네트' 이후 청순 컨셉트로 2곡을 냈는데 2년 만에 컴백한 줄 안다. 아무도 몰라줬다. 다시 자극적으로 가도 안 된다면 헤어졌을텐데 다행히 좋게 봐주고 음악도 들어줘서 고맙다."

-이제 궤도에 올랐으니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차례다.

"스텔라 노래는 '항상 좋더라, 참 밝고 신나'라는 생각이 드는 쪽이면 좋겠다."

-다시 존재감 없어지는 것 아닌가.

"상상하고 싶지 않다. 예전에는 물 흘러가듯 무심했다면 이제 곡 선정, 안무, 의상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면서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

-그렇게 성공해서 무엇을 하고 싶나.

"1위 한 번 해보고 싶다. 굳이 상을 받고 싶은 게 아니라 1위라면 많은 분들이 듣는다는 것 아닌가. 그렇게 콘서트도 열고 싶고 정규앨범도 내고 싶다. 우리는 그 동안 5년차 같지 않은 5년을 보냈다."

-스텔라와 비슷한 걸그룹이 많아지면서 논란도 제법 있다.

"우리가 할 말은 없지만 안타까운 현실이긴 하다. 대형기획사가 아니면 컴백에 관심도 없다.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우리는 무작정 자극만 좇은 게 아니라 수단으로 사용했을 뿐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우리의 음악을 들려주고 싶었다."

-무언가 절박함이 느껴지는데 경제적 상황도 어려웠나 보다.

"'마리오 네트' 당시 조금 수입이 있었다가 이후 발표곡이 실패하면서 다시 암흑기였다. 20대 중반인데 부모께 의지할 수도 없었다. 하루는 숙소에 TV가 안 나와서 정비사를 불렀는데 고장이 아니었다. 3개월간 돈을 안 냈다며 끊긴 것이다. TV 옆에 CD가 올려진 것을 보고 가수냐고 묻길래 아니라고 답했다."

-처음 3년 무명 시절에는 더 심했겠다.

"제대로 짚었다. 정말 최고 힘들었을 때엔 헤어·메이크업숍에 비용을 내기도 어려웠다. 3,000원짜리 김밥을 2인 1식 했다. 의상 재활용은 기본이다. 바지 위에 치마를 붙여서 만든 의상이 있는데 지금은 치마만 잘라 바지로 이용 중이다. 그런데 상당히 예쁘다(웃음)."

-이제 웬만한 일에는 끄떡 없겠다.

"처음부터 잘 됐다면 조금만 힘들어도 쓰러졌을 것이다. 옷이 작아서 찢어진 적이 있어도 더 섹시하다며 그대로 입었던 우리였다. 그 동안 밑에서부터 참 잘 견뎌왔다. 그동안 부끄러워서 말 하지 못했는데 이젠 그 때를 떠올리며 웃을 수 있다."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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