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콜로라도 주 남서부의 한 폐광에서 흘러나온 중금속 오염수 100만 갤런(약 375만ℓ)이 강으로 유출돼 환경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9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콜로라도 주 남서부 샌후안 카운티에 있는 ‘골드 킹’ 폐광에서 지난 5일부터 유출되기 시작한 중금속 오염수는 지천을 타고 흘러 애니마스강까지 유입됐다. 이번 중금속 오염수 유출은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대대적인 환경정화 작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실수로 발생한 것이다. 폐광의 중금속 오염수를 인근 축양지로 빼내는 과정에서 EPA 직원이 폐수량을 잘못 측정하는 바람에 폐광 중금속 오염수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애니마스강은 온통 노란 겨자색으로 변했다. 오염수는 1분당 5마일(8.1㎞) 속도로 남쪽 뉴멕시코 주 파밍턴과 아즈텍 지역, 포웰 호수, 콜로라도강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사고가 일어나자 EPA는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한편, 애니마스강을 완전 폐쇄하고 주민에게 충분한 식수를 비축해놓을 것을 당부했다. 폐광 오염수에는 비소와 납, 카드뮴, 알루미늄, 구리가 포함돼 있어 애니마스강 인근 듀랑고 지역에서는 식수난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중금속 오염에 따른 강 폐쇄가 장기화될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래프팅과 카약, 송어잡이 등 관광 수입이 지역 경제의 근간이 애니마스 강 인근 지역에서는 오염수 유출에 따른 수입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가장 큰 래프팅 회사를 경영하는 알렉스 미켈은 “이번 달에만 15만 달러의 적자가 예상된다”라며 “EPA의 실수로 빚어진 사태인 만큼 수익감소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데이비드 오스트랜더 EPA 콜로라도 비상대책팀 팀장은 “가능한 한 빨리 비상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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