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끝나고 교도소 복귀 어깃장… 징벌실 수용 등 금치 20일 처분
‘명동 사채왕’ 최진호(61)씨가 지난 6월 서울에서 재판을 마치고 대구교도소로 이송 중 소란을 피워 금치 20일 처분을 받았다. 금치 처분을 받은 수형자는 징벌실에 수용되고, 접견ㆍ전화통화ㆍ편지 수발신과 TV시청 등 각종 편의활동이 금지된다. 그는 지난 2013년에도 비슷한 이유로 징계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다.
9일 법무부 교정본부 등에 따르면 최씨는 6월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형사합의21부(부장 엄상필) 심리로 열린 재판에 출석했다. 검찰 수사관 2명에게 수사 편의를 봐달라는 이유로 금품을 건넨 사건의 재판이었다. 그런데 오후 7시 20분 재판이 끝난 뒤 원래 수감 중이던 대구교도소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호송차량 탑승을 거부하는 등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다. 포승에 묶인 그는 계호 담당자에게 “이것(포승을 잡은 손) 좀 놓으라. 도망가지 않는다”며 짜증을 내고 “나를 끌고 가라”고 억지도 부렸다. 심지어 “내가 원할 땐 언제든지 휴게소마다 차를 세워라. 그렇지 않으면 차 안에서 대변을 보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최씨의 추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몸이 아프다며 수 차례 바닥에 넘어지는가 하면, 길을 재촉하는 근무자를 향해 “못 걷겠으니 끌고 가라”며 바닥에 주저앉아 고함을 질러댔다.
대구교도소는 6월 30일, 징벌위원회를 열어 정상적인 업무집행을 방해한 최씨에게 금치 20일 처분을 의결했다. 그리고 이런 내용을 담은 ‘수용자 규율위반 행위통보’ 공문을 7월 6일 최씨의 ‘사기도박’ 재판 심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전기철 판사에게 제출했다.
최씨는 ‘검찰 뇌물 공여 사건’ 외에도 2011년 11월 충북 제천 별장에서 사기도박을 벌인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사기도박단의 뒤를 봐주는 전주 노릇을 하면서 저지른 공갈, 변호사법 위반, 마약 등 개인범죄 20여 건에 대한 재판도 진행 중이다. 최씨로부터 사건처리 편의를 제공해 준 대가로 2억6,0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최민호(43ㆍ사법연수원 31기) 전 판사는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김관진기자 spiri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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