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일체형 스탠드오디오 기기 출시
고급 감상자 가벼운 음악 소비층 공략
연말까지 휴대폰 서비스 제품도 선봬
2000년대 초반 MP3 재생기로 전세계 디지털 음악기기 시장을 석권했던 아이리버가 최고급 휴대용 오디오기기로 옛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나섰다.
1999년 레인콤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아이리버는 2000년대 초반 MP3 재생기를 내놓으며 세계 시장의 25%를 차지했다. 하지만 애플이 MP3 재생기 아이팟을 내놓는 바람에 급속도로 시장을 잃고 적자의 늪에 빠졌다. 이후 아이리버는 전자사전, 내비게이션, 블랙박스 등 다양한 사업을 벌였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고 고급 휴대용 오디오기기로 떠났던 디지털 음악시장에 성공적으로 돌아왔다.
아이리버가 2012년 ‘아스텔앤컨’ 브랜드로 내놓은 ‘AK100’은 미국 독일 영국 등 해외 오디오상을 휩쓸며 석 달 만에 10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이 같은 여세를 몰아 아이리버는 곧 신제품을 내놓는다.
9일 아이리버에 따르면 이달 중 처음으로 스탠드형 오디오기기 ‘AK T1’을 출시한다. 이 제품은 재생기와 스피커, 앰프 등을 모두 모아 놓았다. 따라서 각각의 기기를 따로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
또 지난 4월 아스텔앤컨 브랜드 가운데 첫 보급형으로 내놓은 ‘AK주니어’ 에 유명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의 노래 20곡을 넣은 신제품도 선보인다. 아이리버 관계자는 “고급 오디오를 접하고 싶지만 적절한 구성을 위한 전문 지식이나 기기에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은 사람들을 위해 개발했다”며 “시장 확대를 염두에 둔 제품”이라고 말했다.
여기 맞춰 가격도 차별화했다. 원래 아스텔앤컨 브랜드는 가격이 수백만원을 호가하는데
AK주니어는 56만8,000원으로 책정됐다. 고급화 바람을 타고 자꾸만 올라가던 가격을 100만원선 아래로 끌어내린 것이다.
AK T1도 가격이 348만원으로 정해졌다. 아이리버 관계자는 “비싸지만 오디오 입문자에게 적당한 가격”이라며 “거치용 제품으로 처음 내놓은 AK500N 제품이 1,4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많이 내려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환경도 긍정적이다. 과거에는 휴대용 최고급 오디오 기기에서 들을 수 있는 고음질의 음원(MQS)을 구하기 힘들었는데 요즘 멜론, 벅스, 네이버뮤직 등 음악전문 사이트들이 앞다퉈 MQS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관련 음악들이 많이 증가했다. 아이리버 관계자는 “고급 감상자 외 가볍게 좋은 음원을 접하고 싶어하는 이들까지 붙잡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내 최대 이동통신업체 SK텔레콤하고도 손을 잡았다. SK텔레콤은 지난해 8월 아이리버 지분 49%를 매입하며 최대 주주가 됐다. 양 사는 신사업개발실을 중심으로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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